금융위의 고백, 대주주 심사확대 '삼성생명' 때문 규개위 심의서 예시…와병 중인 '이건희' 심사 불가능 토로
원충희 기자공개 2018-07-13 09:53:1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1일 10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1인이 심사대상이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보다 실질적으로 금융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 무궁화홀에서 열린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 회의서 나온 말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심의 받던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 대상 확대의 필요성을 이 같이 강조했다.
여기서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1인'은 병석에 누워있는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며 '실질적으로 금융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한다. 금융위가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 대상 확대를 추진한 배경에 삼성생명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금융위가 지난 3월 밝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 대상을 '최다출자자 1인'에서 '최대출자자 1인의 특수관계인 주주'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선방안이 발표되자 시장의 눈길이 쏠린 곳 역시 삼성생명이다. 이 회사는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계열 금융사들의 모회사로 지배구조 핵심에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 대상은 최다출자자 1인인 이 회장(지분율 20.76%)이다. 그러나 개정안을 적용하면 삼성생명 지분 0.06%만 보유한 이 부회장도 이건희 회장의 특수관계인이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요 주주에 포함된다. 이는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 금융사들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비은행권을 대상으로 첫 실시한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였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선물,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생보부동산신탁 등 8개 금융사가 대상이 됐다.
당시 심사대상자였던 이 회장이 와병 중인 탓에 8개 금융사가 대주주의 결격요인 유무를 확인하고 심사자료를 각 금융사 CEO 명의로 제출했다. 대리 제출한 게 알려지면서 심사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금융위로선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이 회장 대신 실제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심사대상자로 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손질해 대주주 적격성 자격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규개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삼성 등 일부 금융사를 겨냥해 너무 포괄적인 입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 규개위원은 "현재 문제가 되는 특정기업 몇 개를 규제하기 위해 너무 과도한 해결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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