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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공익재단' 활용 2세 승계 마무리 [지배구조 분석]정호 회장, 잔여지분 장학재단 증여…'정서진→글로벌오토→화신' 체제 완성

방글아 기자공개 2018-07-26 08:32:06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5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기업 화신그룹의 설립자 정호 회장이 경영권 승계 마무리 과정에서 공익법인을 활용해 증여세를 피했다. 정 회장은 18억원 상당의 화신 주식 57만주를 자신이 세운 우석장학문화재단에 기부하면서 증여가액 기준 단순 계산만으로 5억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회피하는 한편 '정서진→글로벌오토트레이딩→화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사실상 완성했다.

이번 기부는 올해로 여든을 넘긴 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에 앞서 자녀 간 경영권 다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거뒀다. 화신그룹 대표 계열사인 화신은 정 회장의 자녀 정서진, 정혜선, 정희진 등 세 남매가 각각 5%대의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세 경영체제 개편 일단락…'정서진·글로벌오토' 중심

화신은 정호 회장이 보유하던 회사 주식 총 107만 2000주 중 57만 주를 지난 18일 우석장학문화재단에 기부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번 기부로 정 회장의 지분은 그가 주식을 증여하기 시작한 2007년 초 25.45%에서 현재 1.44%까지 떨어졌다.

정 회장에서 장남 정서진을 중심으로 개편된 화신의 2세 지배구조는 알짜 계열사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을 중심으로 짜였다.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화신이 생산한 자동차 부품을 해외법인을 통해 현대·기아차 등으로 납품하기 전 거치는 중간상 역할을 통해 수익성을 담보 받고 있다.

실제 화신은 화신그룹의 대표 계열사지만 알짜배기는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이다. 화신은 지난 한 해 연결 기준 매출 1조 669억 3394만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228억 4342만 원, 당기순손실 309억 4115만 원 등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229억 4227만원의 매출을 낸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6억 2279만 원에 당기순이익 11억 7407만 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화신

◇직접 증여 대신 재단 통해 증여세 회피…"장학금에 쓸 것"

정 회장은 2세 지배구조 체제 마련을 위해 직접 증여 대신 글로벌오토트레이딩과 우석장학문화재단을 통하는 우회 전략을 취했다. 기존 화신 주식은 세 남매에게 골고루 나눠주면서도, 그룹 최상단 계열사로 올린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의 최대주주에 정서진 씨를 세워 체제를 공고히 한 뒤 잔여 지분은 재단에 기부해 세금을 피한 것이다.

이 같은 2세 지배구조 얼개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2003년 설립된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2010년 9월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화신 주식 276만 8166주를 취득해 단번에 7.93%대 주요 주주에 오른 뒤, 꾸준히 지분을 매수해 25일 현재 지분율 16.43%로 화신의 최대주주가 됐다.

체제 개편 말미에는 정 회장이 2005년 5월 세운 우석장학문화재단이 동원됐다. 우석장학문화재단은 정 회장을 비롯한 화신 오너일가, 그룹 계열사들의 기부로 운영돼 온 공익법인이다. 정 회장이 여기에 지난 18일 기부한 화신 주식 57만주는 기부일 직전일인 17일 종가(3225원) 기준 18억3800만원으로, 이를 증여가액으로 추산 시 증여세율 40%가 적용돼 단순 계산만으로도 납부할 증여세액이 5억 원을 호가한다.

다만 이 같은 세금 회피성 우회 증여에도 정서진 씨의 경영권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도입 추진 중인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규제 대상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화신그룹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 우석장학문화재단의 경우 화신 지분율이 1.63%로 과세 기준에 미치지 않아 세금도 면제된다.

이와 관련 우석장학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고유 목적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매년 100명 가량에 1억1000만원을 지급하는데, (기부받은)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을 통해서도 고유 목적 사업을 할 것"이라며 "(주식) 처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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