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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한국물 티어1 시장, 신한지주가 물꼬텄다 [Deal Story]지난달 발행 연기, 3주만에 재추진…금융지주사 첫 외화 영구채 의미도

강우석 기자공개 2018-08-10 09:19:1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08: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을 미룬 지난달 중순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딜은 가뭄상태였던 한국물 티어1(Tier1) 시장에 물꼬를 터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첫 외화 영구채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AT1·Additional Tier1) 발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국제결제기준 자기자본(BIS) 비율 개선 등 자본확충을 위해서였다. 총 5억 달러 발행이 목표였으며,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되는 유로본드(RegS Only)를 염두에 뒀다.

발행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같은달 무디스(Moody's)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1(안정적)'을 획득했다. 7월에 평가받은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도는 'Baa3'였다. 자체신용도 대비 다섯 단계(Notch) 낮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이 발행했던 외화 영구채와 달리 투자적격등급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6월 말 로드쇼를 마친 뒤 7월 16~17일께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발행 시기를 미룰 수 밖에 없게 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까닭이었다. 당시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초우량채인 미국 국채(T-Bill)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국물 유통금리는 자연스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 시장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피바다였다"며 "보험사 뿐 아니라 대다수 기업들이 발행여부를 다시 검토했던 시기"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분위기는 1주일 뒤 바뀌기 시작했다. 일부 기관투자자가 IBK기업은행 소셜본드와 우리은행 티어2 후순위채를 대거 사들이면서, 횡보 중이던 유통금리가 점차 낮아지게 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주관사단은 재빠르게 대응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었으며, 신한지주 내부 관계자 설득에도 나섰다. 그 결과 약 3주만에 프라이싱을 다시 진행하게 됐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외평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어 8월 발행 윈도우는 이번이 마지막이란 여론이 많았다"며 "자칫하단 10월~11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보여 서둘러 발행 채비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모집액(5억 달러) 대비 4배 이상 많은 주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총 159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아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비중이 각각 86%, 14%였다. 자산운용사의 참여가 77%로 가장 많았으며 연기금(15%), 은행(6%), 프라이빗뱅커(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3.05% 가산된 5.875%로 책정됐다. 최초 제시금리(6.25%) 대비 약 37.5bp 가량 비용부담을 줄인 셈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유통물 금리가 가산금리 대비 소폭 내려간 상태"라며 "투자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수준에서 발행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은 한국물 티어1 시장에 물꼬를 터줬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 동양생명 등의 보험사들이 발행에 재도전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죽어있던 티어1 시장을 다시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와 해외를 두고 고민 중이던 보험사들이 외화 조달을 다시 한 번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이번 영구채는 향후 BNK·DGB·KB·하나금융지주 등 경쟁사들의 외화조달 시 벤치마킹 사례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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