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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혁신점포 '뱅크샵' 딜레마 없으면 고객 접점 줄고, 있으면 유지비 늘고

정미형 기자공개 2018-08-24 15:04:5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제일은행이 혁신점포 모델인 뱅크샵(Bank#)과 뱅크데스크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점포 축소 이후 경량화 점포를 신설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지만, 디지털채널 확산 등의 영향으로 기존 점포마저 통폐합 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각각 12곳과 17곳이다. 첫 경량화 점포 개점 이후 뱅크샵이 최대 15곳, 뱅크데스크가 60곳 넘게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SC제일은행이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경량화 점포다. 신세계그룹 등과 손잡고 신세계백화점 및 이마트 내 숍인숍(Ship In Shop) 형태로 입점해 있다. 뱅크샵은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를 기반으로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뱅크데스크는 이보다 더 작은 1인 점포 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경량화 점포는 은행들의 몸짓 줄이기 바람에서부터 비롯됐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점포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뱅크샵이 생기기 전 해인 2014년에는 무려 71곳의 점포가 줄었다. 지점을 찾는 고객수가 줄어들며 점포당 수익성이 낮아지자 은행 대부분이 선택한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대신 SC제일은행은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과의 접점 또한 늘릴 수 있는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를 고안했다.

새로운 실험에 시장의 반응은 좋았다. 당시 뱅크샵은 탄력적 운영시간을 바탕으로 기존 영업시간에 은행을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층을 흡수했고, 쇼핑과 동시에 은행 업무를 가능하게 해 고객 만족도도 높였다. 국내외에서도 혁신점포란 평가를 받으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현재 뱅크샵 효과는 사라진 상태다. 모바일뱅킹 대중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라 뱅크샵 수요가 디지털 채널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역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셀프뱅크'를 지속해서 개선하며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혁신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비대면 접점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SC_리테일금융

실적 면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금융 부문 순이익 성장세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373억3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1억2100원)과 비교해 54% 가량 감소했다.

금융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뿐만 아니라 은행 업계 전체가 비슷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 디지털 채널로 옮겨가는 게 당연한 전략이지만, 고객 접점을 잃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의 뱅크샵·뱅크데스크 모델 전략에 대해 "현재 소매 채널 전체적인 관점에서 점주 여건과 성과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최적화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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