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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지주사 전환 마지막 미션 '풍력발전 자회사' 지분율 요건 미비, '갈길 먼 정상화' 시장 철수 가능성 높아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24 08:34:2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의 분할합병, 현대미포조선의 현대중공업 지분 매각 등으로 지주사 체제 구축 작업을 상당부분 마무리했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비상장 손자회사인 태백풍력발전과 태백귀네미풍력발전에 쏠려있다.

현대중공업이 해당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율을 40%로 늘리거나 혹은 전량 매각해야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이 완전히 충족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4월까지 풍력발전 사업의 성장성을 검토한 뒤 정리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2009년 10월 강원도에 태백풍력발전을 설립했다. 조선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규 수익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대중공업이 1990년대 후반부터 풍력발전기의 핵심부품인 발전기와 변압기, 전력변환장치 등을 자체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사업 전망도 밝았다.

태백풍력발전의 주주는 현대중공업(35%), 효성(35%), 한국남부발전(25%), 삼협건설(5%) 등으로 이뤄졌다. 태백풍력발전은 2012년 5월 강원도 태백시에 18㎿ 규모의 발전단지를 완공해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이듬해엔 16㎿ 규모의 발전단지를 추가로 건설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설립 초반 태백풍력발전은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2012년만 해도 3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3~2014년 110억원 안팎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억원에서 60억~8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태백풍력발전의 성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환경문제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전력사업 대부분이 규제대상인 탓에 사업성을 꾸준히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지원이 부족했던 데다 장기간 이어진 저유가로 풍력발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5~2016년 매출액은 60억원 안팎으로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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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풍력발전 자회사인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이 처한 상황도 좋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6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을 추가 설립했다. 주요 주주로는 현대중공업(37.5%), 한국남부발전(25%), 한라오엠에스(25%), 디엔아이코퍼레이션(7.8%), 태장건설(4.7%) 등이 있다.

초반 예상과 달리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은 지난해까지 매출 없이 6년째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기록했다. 본래 전라북도 무주군에 풍력발전 단지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4년 넘게 공사 관련 인·허가를 받지 못한 탓이다. 결국 2016년 초 발전단지 조성 지역을 강원도 태백시로 변경하며 사업을 재개했으나 큰 기대를 걸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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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근거로 업계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 구축 일환으로 풍력발전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4월까지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비상장 손자회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태백풍력발전과 태백귀네미풍력발전에 대한 지분율을 40%로 끌어올리거나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2년간 비조선 사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데다 풍력발전 계열사들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추가 지분 매입보다는 매각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이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단행한 유상증자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45%였던 지분율은 37.5%로 하락했다. 풍력발전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인 만큼 사업 정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풍력발전용 기어박스(gear box) 설계업체인 야케를 청산한 것도 시장 철수설에 힘을 싣는다. 2011년 1월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야케는 4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내며 이듬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유럽 풍력발전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수주절벽에 직면한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야케의 수익성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정리 대상에 올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태백풍력발전과 태백귀네미풍력발전 지분을 추가 매입할지, 전부 매도할지 등에 대해 다른 주주들과 협의 중"이라며 "사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린다 해도 재무적 부담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4월말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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