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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종합식품·글로벌' 두마리 토끼 잡는다 [식음료 명가 재발견]④유가공품 경계 넘고 중국 시장 잡아 '2020년 매출 3조' 목표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07 08:33:03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유업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중국 시장에도 무게를 실어가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은 2015년 'More than Food, Beyond KOREA'란 비전을 선언했다. 2020년까지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이날 신가치관 선포식은 매일유업 그룹이 유가공품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룹의 목표 달성을 위한 두 축이 되는 상하농원과 중국 사업은 순항 중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의 발판이 될 상하농원 사업은 최근 다목적 호텔을 추가 건설하고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사드로 반토막이 났던 중국 시장은 올해 들어 재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다.

◇'More than Food'…상하농원 기틀 닦아 종합식품기업 '겨냥'

매일유업그룹은 2016년 상하농어촌테마공원외 2개의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전북 고창에 면적 10만 m²규모에 이르는 농촌테마파크 '상하농원'을 개장했다. 농원 개장을 위해 매일유업이 27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고창군이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사업계획이 수립됐고 8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김 회장은 상하농원을 매일유업이 종합식품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이자 그룹의 미래사업으로 보고 직접 기획하고 진두지휘했다.

이렇게 출발한 상하농원은 현재 고창 지역의 농축산물을 발굴하고 판매하는 파머즈마켓과 함께 지역의 원료로 식품을 만드는 4곳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4곳의 공방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소시지, 쨈, 장, 계란 등의 제품으로 가공하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완제품을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한다. 김 회장은 브랜드가 입소문을 타자 지난해 가을에 서울 롯데백화점 3곳에 공방 생산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정식 매장을 내면서 유통망을 넓혔다.

이같은 노력 끝에 상하농원에는 지난 한 해 12만5000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해 유기농 식품 생산 과정을 체험했다. 올해는 17만명의 방문객을 맞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지난 달에는 농원 내 다목적 호텔 파머스빌리지를 개관, 방문객들이 좀더 느긋하게 '팜스테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은 상하농원을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시지 공방에서 좋은 육류로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한 관광객들은 앞으로도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상하농원 제품들을 믿고 재구매한다"고 말했다.

상하농원 전체 직원은 100여명이다.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고창 농원에서 근무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하농원은 중견기업의 계열사지만 조직이 작고 탄력적"이라면서 "트렌디하거나 아직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은 분야, 고객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 상품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장 3년차에 접어드는 상하농원의 실적은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 달려가는 중이다. 개장 직후인 2016년과 지난해는 매출 16억과 55억, 당기순손실 35억, 40억원을 각각 기록했지만 내후년부터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하농원은 앞으로 매일유업이 유제품 회사가 가진 한계를 넘고 지향점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Beyond KOREA'…조제분유·RTD로 중국 시장 공략

매일유업은 조제분유와 냉장 컵커피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40% 축소됐던 분유 매출은 올해 들어 다시 2016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냉장컵커피는 연간 50%씩 판매고를 높이며 중국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일유업의 매출 대부분은 내수에서 나온다. 국내 시장이 85%인 반면 해외 매출은 15% 정도를 차지한다. 글로벌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 매출의 90%는 조제 분유 판매이며, 최근 '바리스타룰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냉장 컴커피가 매일유업의 중국지역 매출 10%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중국 분유 판매고는 지난해 한중관계 악화로 반토막 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올해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까지 연간 10~20%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462억원어치까지 매출을 늘렸지만 지난해는 275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2016년 수준인 180억원 어치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사드 직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RTD(ready to drink, 즉석 음료) 매출도 중국 실적을 돕기 시작했다. 상온 음료를 주로 마시는 중국 시장에서 매일유업은 편의점 냉장 커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진출 초기인 5년 전만 해도 월 1만개에 못 미쳤던 현지 출고량은 연평균 50%씩 늘어나 현재 매월 100만개씩 판매되는 매일유업의 효자상품이 됐다. 매일유업은 지난 1월에는 RTD 영업에만 집중하는 현지 법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하고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대리상 중심이던 현지 RTD 유통망을 정리하고 직접 영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로 한 만큼 올해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제조분유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3분기 중국 제조분유 수출액 역시 110억원 내외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 설립을 통해 유음료를 직접 판매하게 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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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제공.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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