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CCP게임즈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은 보유현금+인수금융 활용…재무부담 크지 않을듯
정유현 기자공개 2018-09-10 08:02:42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총 자산의 80%가 넘는 금액인 2525억원으로 유럽 게임사 CCP게임즈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펄어비스의 현금성 자산 규모를 고려했을 때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다만 펄어비스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만큼 외부 자금 차입에 따른 재무지표의 훼손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7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2525억원 규모로 CCP게임즈 지분 100%인수를 위해 계약 체결일에 계약금(보증금)으로 2000만 달러(234억1200만원)를 지급하고 45일 내에 잔금을 치를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잔금을 납입하기 위해 보유 현금 활용과 외부 차입등의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펄어비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2221억원)과 단기간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 상품(729억원) 등을 포함하면 약 3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 잔금 마련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유보자금 없이 보유 현금을 전액 투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회사는 인수 금융 활용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금융 활용에 따라 펄어비스의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펄어비스의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14.32%에 불과하다. 부채 규모가 상반기 기준 491억원 이지만 영업활동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유동부채 등으로 구성됐다. 안정적으로 게임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며 금융권으로부터 별도의 차입금을 조달하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이번 거래를 위해 최대 2000억원을 차입할 경우 부채 비율은 70%대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잔금 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언아웃 조항 관련 지급금에 대한 준비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CCP게임즈 지분 인수 거래에서 향후 실적에 따라 가치를 따져 매매금을 납입하는 '언아웃(Earn Out Payment)'조항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언아웃은 셀러와 바이어가 일정 매매가를 산정해 거래 계약을 마친 뒤 추후 실적에 따라 기업가치를 재정산해 차익을 추가 지급하는 기법이다. 거래 관계자들이 언아웃 방식을 쓴다는 것은 매도자 측과 매수자 간 적정가 눈높이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CP게임즈는 '이브온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성 흥행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2017년부터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이브온라인이 16년 전 출시된 노후화 된 게임으로 매출이 점차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VR게임 등에 투자하며 손실이 늘어났다.
손익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770억원의 매출에 243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16년 1000억원 대의 매출을 냈고 2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매출 871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으로 줄었다. 유명 IP를 보유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로 펄어비스 입장에서도 기업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양사는 언아웃 조항을 삽입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이익이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CCP게임즈는 이브온라인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 출시로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유명 IP를 활용하기 때문에 흥행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펄어비스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잔금 뿐 아니라 언아웃 계약 자금 조달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 IR 관계자는 "잔금 납입과 언아웃 지급 금액 관련해서 보유 현금 뿐 아니라 인수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 규모와 일정 등을 검토중으로 자세한 사항은 공시를 통해 알리겠다"며 "현재 무차입 상태이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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