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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물도 거뜬, 외평채 역대급 흥행 흔들리는 이머징 마켓, '안전자산' 차별점…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피혜림 기자공개 2018-09-17 08:10:05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4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서 금리 절감과 투자자 다변화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국 채권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으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30년 장기물 발행에도 도전해 비(非)아시아권의 투심 또한 사로잡았다. 최근 터키 리라화 사태 등 신흥국의 경제 불안을 이겨낸 의미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외평채 발행규모를 총 10억원으로 확정했다. 트렌치는 10년물과 30년물로 나눠 각각 5억원씩 배정했다. 10년물의 쿠폰 금리와 일드(Yield)는 각각 3.5%, 3.572%였다. 30년물은 쿠폰 금리 3.875%, 일드 3.957%다.

이번 발행으로 외평채 조달 금리는 대폭 낮아졌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가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며 제시한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금리)는 10년물과 30년물 각각 미국 국채금리에 90bp, 110bp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기재부는 기관투자자의 뜨거운 반응에 두 차례 가이던스를 조정했다. 그동안 투자자의 호응에 힘입어 가이던스를 한 차례 낮춘 경우는 있었으나 두 번이나 조정한 것은 한국물 발행 사상 처음이다.

한때 최고 100억달러 가까이 몰린 투자 수요에 힘입어 10년물과 30년물의 최종 가산금리는 각각 10T + 60bp, 30T + 85bp로 결정됐다. 10년물 외평채 유통금리가 10T + 70bp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금리보다도 10bp 가량 저렴하게 조달에 성공한 셈이다.

터키 등 신흥국들의 경제위기로 한국 자산에 대한 안정성이 더욱 부각됐다는 평가다. 터키 리라화 급락 등의 사태로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한국 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 2014년 순채권국으로 전환돼 해외에서 빌린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다.

30년물 발행에 나선 점 또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 채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자 장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아졌다. 기재부는 연초 국회에서 받은 10억달러 한도를 감안해 10년물과 30년물로 트렌치를 나눠 발행에 나섰다. 30년 만기의 달러화 외평채 발행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만이다.

실제로 30년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은 뜨거웠다. 전체 물량 중 63%가 미국에 배정됐고 유럽에서도 12%를 가져갔다. 아시아가 배정받은 물량은 25% 수준이었다. 10년물의 경우 절반 이상인 52%가 아시아권에 배정되고 미국 투자자들이 35%의 물량을 가져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외평채 발행 물량을 대부분 한국 투자자들이 가져갔으나 올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춰 제시하는 탓에 국내 투자자의 물량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발행 시기 또한 적절했다. 내주 진행될 남북 정상회담으로 그동안 한국물 발행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다. 이달말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전 발행에 나선 점 또한 주효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CA-CIB), HSBC, KDB산업은행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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