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부동산신탁, '굴지의' 대주주…성적은 '만년 하위'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①교보·삼성생명 지분 절반씩 보유, 저위험 위주 포트폴리오 구성
김경태 기자공개 2018-10-23 07:46:41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8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보부동산신탁은 현존하는 국내 부동산신탁사 11곳 중 네번째로 탄생한 곳이다. 국내 굴지의 금융사들이 대주주로 참여해 뒷배경도 든든하다.하지만 설립 후 꾸준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들에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매년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경쟁사들이 차입형 토지신탁을 추진하며 영토를 확장할 때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향후 신규 신탁사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보·삼성·흥국생명 출자로 설립, 관리·담보신탁 집중
생보부동산신탁은 최초 설립 당시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흥국생명이 각각 50%, 45%, 10%를 출자했다. 그 후 두 차례의 지분 변동을 거쳐 현재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부동산신탁은 삼성그룹과 교보생명 양 측의 계열사에 모두 포함된다.
든든한 배경을 가졌지만, 사업 추진은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부동산신탁사의 기본적인 업무로 분류되는 담보신탁에 집중했다. 또 토지신탁에서도 차입형 토지신탁을 하지 않고 관리형 토지신탁만 취급했다.
|
생보부동산신탁은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성장을 이뤘다. 2013년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565억원, 328억원, 2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역대 최대 성과였다.
이 같은 성과는 주력인 담보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는 각각 143억원, 218억원으로 전년보다 55.2%, 19.5% 증가했다. 전체 신탁보수에서 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3%로 4.7%포인트 올라갔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4억원, 212억원으로 각각 18.8%, 14.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63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앞으로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최근 신규 수주를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는데, 지난해는 600억원에 육박했다. 이 중 담보신탁이 포함된 비토지신탁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신규수주가 3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
◇안정적 사업 기조, 시장점유율은 하락…신규 사업자 진입시 타격 전망
생보부동산신탁은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 중심의 저위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했고 재무구조도 탄탄한 편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의 올해 상반기 말 부채총계는 191억원이며 대출채권은 5700만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19.3%다.
다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은 후발주자들에 밀리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이 생보부동산신탁보다 뒤늦게 설립인가를 받고 출항했지만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생보부동산신탁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후 하락 추세에 있다. 지난해에 11개 부동산신탁사 중 8위에 그쳤다.
문제는 사업 영역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차입형 토지신탁이나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등으로 사업 확장하기에는 경험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건전성 및 유동성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이른 시일 내에 신규 신탁사가 탄생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신규 신탁사가 만들어지면 바로 차입형 토지신탁을 추진하기보다는, 생보부동산신탁의 주력사업인 비토지신탁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토지신탁은 저위험 사업으로 현재도 경쟁이 심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신규 신탁사가 들어와 출혈 경쟁이 벌어지면 생보부동산신탁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MBK, '몸값 2조' 지오영 인수 SPA 체결 임박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LK삼양 뉴비기닝]'제2의 도약' LK그룹, 단일 최대주주 '등극' 결단
- '더 큰 대박' 노리는 크레센도, HPSP 장기투자 태세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서인수 회장 존재감 속 승계 움직임 '주목'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모회사 성도이엔지 구상권 소송 '긴장감 여전'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성장투자 필요한 STI, 모기업 건설사 성도이엔지 '난감'
- [Company Watch]삼성디스플레이 결별 SFA, 지주사 회계 격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