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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채권 뉴노멀 시대 [thebell note]

피혜림 기자공개 2018-10-26 14:34:1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4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시장에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5월 KDB산업은행은 원화 최초로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했다. 이어 8월과 9월 각각 신한은행과 한국남부발전이 발행해 국내 그린본드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23일에는 산업은행이 원화 소셜본드(Social Bond)를 처음으로 찍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친환경 프로젝트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한 채권이다. 유럽 등 선진국 투자자들의 요구로 탄생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한 사회적책임투자(SRI)가 새 투자자층으로 등장하자 발행사들은 투자자 다변화를 위해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 소셜본드,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이 탄생하면서 ESG채권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와 달리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발행사 주도로 ESG채권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채권형 SRI 펀드가 없다. 사실상 ESG채권에 대한 투자자층이 전무한 셈이다. 하지만 발행사들은 일반채권보다 높은 조달비용을 감내하면서 ESG채권을 발행했다. 발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외부 기관에서 검토서를 받아야 한다. 연간 단위로 조달 자금의 사용처와 자금 사용에 따른 환경 개선 지표 등을 보고하는 등 꾸준한 사후관리도 필요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경제성과 효율성 중시했던 기존의 발전 패러다임은 저물고 있다. 그동안 채권 발행사와 투자자는 '돈'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조달비용을 줄이고, 가시적인 수익을 내는 게 성장을 보여주는 주요 성과 지표였다.

대신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는 지속가능성이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 또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일부 발행사가 추가 비용과 번거로운 사후 절차에도 ESG채권을 선택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는 투자자가 응답할 때다. 원화 그린본드 발행에 참여했던 한 시장관계자는 국내 ESG 채권 발전의 한계로 투자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점을 꼽았다. 발행사와 투자자의 선순환 속에서 ESG채권이 국내 채권시장의 새 표준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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