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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회장의 집념…6년만에 코웨이 되찾다 [코웨이 M&A]무너진 '샐러리맨 신화' 부활 눈앞…위기 속 승계까지 탁월한 경영능력

김장환 기자공개 2018-10-29 17:12:1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금 회장(사진)이 눈물을 머금고 팔았던 코웨이와 감격스런 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1조6000억원대 매각 대금에 협의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윤 회장은 이제 최종 사인만 하게 되면 코웨이를 품속에 다시 안을 수 있게 된다. MBK파트너스의 태도를 봤을 때 양측 거래가 이처럼 급진전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으나 윤 회장의 뚝심과 결단이 이를 가능케 했을 것이란 평가다.

윤 회장과 웅진그룹에게 코웨이 인수가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코웨이는 '정수기=웅진'이란 등식을 만들어준 곳으로, 그만큼 그룹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대단했다. 지금은 익숙한 정수기 렌탈사업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게 바로 웅진코웨이다. 윤 회장은 1997년 IMF 사태로 국내 경기가 어려워지자 코웨이 사업 초점을 판매에서 렌탈로 바꿔 그야 말로 '대박'을 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크기수정_2)
코웨이를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건 무리하게 인수했던 극동건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도 상황에 몰리면서 그룹 전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탓이다. 설상가상 금산분리 규제가 1금융권만을 대상으로 하던 시절인 2010년 사들인 서울상호저축은행도 말썽을 일으켰다. 소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웅진그룹은 서울저축은행에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국회와 검찰에서 윤 회장과 웅진그룹을 집중 겨냥했다. 이를 버텨내지 못한 웅진그룹은 2012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다.

웅진그룹은 이후 웅진식품(최대주주 한앤컴퍼니),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 등 계열사 상당수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웅진그룹이 양사 판매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약 5500억원. 모두 그룹사 빚을 갚는데 썼지만 위기를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웠다. 모태기업인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웅진플레이도시 등 대다수 계열을 팔아야만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윤 회장은 가장 알짜 사업이었던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고 나머지 계열사를 지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6500억원 가량을 염두에 뒀던 웅진코웨이는 무려 1조2000억원대 가격에 MBK파트너스로 팔렸다. 중국계 가전회사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매각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던 덕이 컸다. 웅진그룹은 2013년 웅진코웨이 매각을 끝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지 2년 만인 2014년 이를 졸업한다. 기존 신청했던 법정관리 신청기간 보다 4년 먼저 이를 마쳤을 정도로 성공적인 회생 절차를 밟았다.

윤 회장은 이후 그룹 재건에 만전을 기울인다. 2016년 들어 채무 대부분을 상환했고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등 주력 계열도 이익잉여금을 쌓는 회사로 거듭났다. 화장품 등 새로운 사업 영역도 활발히 개척했다. 웅진그룹은 지주사 웅진을 중심으로 웅진씽크빅, 북센, 웅진투투럽, 렉스필드, 웅진에너지 등 국내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사 자리를 다시 굳건히 했다.

이 과정에서 자제들을 향한 승계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저력까지 선보였다. 윤 회장은 법정관리로 인해 보유 주식 대부분을 감자 당했다. 윤 회장이 대신 경영 전면에 윤형덕·새봄 씨 등 두 아들을 내세웠다. 이들 형제는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이를 실탄으로 지주사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10월 말 현재 이들 형제는 그룹 지주사인 웅진 지분 28.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윤 회장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정수기 렌탈사업 부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웅진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계약 관계에 따라 5년간 경쟁업종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윤 회장은 물밑에서 정수기 사업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2018년 1월까지 정수기 사업을 할 수 없던 상황에서 웅진그룹은 2016년 말 정수기 사업 진출 전략을 짜기 위한 자문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기도 한다.

웅진은 코웨이를 재인수하기 위해 2017년 MBK파트너스와 접촉했지만 과도하게 높은 가격 탓에 이를 선뜻 진행하지 못했다. MBK파트너스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인 30% 정도를 매도하는데 3조원 가량 가격을 웅진 측에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이 과거 매도한 지분 51% 가격이 1조200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매도한지 5년이 지났다는 점을 감안해도 엄청나게 불어난 수준이다.

웅진이 대안으로 삼았던 건 웅진렌탈 설립이다. 윤 회장은 2018년 3월 웅진렌탈을 만들어 정수기 렌탈 사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했다. 코웨이 시절 노하우를 그대로 들고 있는 윤 회장이 정수기 렌탈 시장에 다시 뛰어든 만큼 MBK파트너스도 이를 무시할 수만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과 재차 협상을 벌인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지분 22.17%를 약 1조685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윤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여기서 큰 역할을 했다.

'샐러리맨 신화'에서 한 순간 무너진 듯 보였던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까지 성공하면서 또 다른 신화를 다시금 쓰게 된다. 대우그룹, STX 등등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회사를 육성한 총수일가가 한 순간 무너졌다가 다시 살아난 전례는 찾아보기 드물다. 브리태니커백과사전 글로벌 총판 1위 판매사원으로 시작해 식음료, 학습지, 정수기에서 태양광, 화섬 분야로까지 회사를 키웠던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 후에도 사세를 더욱 불려나가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코웨이 인수는 그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윤 회장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거래를 내년 3월 최종 마무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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