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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의장, 크래프톤 새출발…"공유의 희극" 위한 것 [thebell interview]30일 임시주총서 사명변경…"새 연합 체제에서 제2의 배틀그라운드 만들 것"

정유현 기자공개 2018-12-03 07:59:5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1128_더벨 장병규 의장님 인터뷰_4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펍지 주식회사의 사무실에서 새연합 출범의 의의와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크래프톤을 통해 노하우와 이익을 공유하고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성과를 거두며 공유지의 비극이 아닌 희극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

지난해 게임 업계의 화제는 단연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성공이었다.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깼을 뿐 아니라 존폐 기로에 선 블루홀의 부활을 알렸다. 배그의 성공으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바로 창업자인 장병규 의장이다.

장 의장은 회사의 위기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아닌 주식 스왑을 통해 유망한 개발사를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2015년 4개의 업체 M&A후 통합 작업에 집중하며 연합 체계를 구축했다. 장 의장뿐 아니라 경영진은 개발사의 제작 리더십을 존중하며 개발을 지원하고 중재자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펍지(옛 블루홀 지노게임즈)가 국내 게임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거두었고 블루홀의 기업가치가 5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펍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블루홀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명세를 치른 '블루홀'이란 브랜드를 내려놓고 게임 개발 제작 명가의 정신을 담은 '크래프톤'이라는 새로운 연합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크래프톤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크래프톤 정식 출범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펍지 사무실에서 장 의장을 만났다.

◇블루홀 연합→크래프톤 연합 변경…외부 개발사에도 문호 개방

크래프톤은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 '크래프트 길드'에서 착안해 지은 이름이다. '동서양에서 인정받는 명작 게임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장인 정신의 가치'를 담았다. 개발 스튜디오 간 게임 연합체계가 중심이며 협업과 노하우, 성과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키우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것을 지향한다.

새 연합 출범을 위해 블루홀은 약 6개월 전부터 내부에 장 의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CO(chairman office) 팀을 꾸렸고 조직에 대한 로드맵을 구성했다. 이후 올 여름 비전랩을 신설한 후 이 조직이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비전과 철학을 실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크래프톤이 탄생했다.

장 의장은 "블루홀을 창업한 2007년에는 롱런할 수 있는 MMORPG 게임을 잘 만들면 된다고 가설을 세웠고 '테라'가 탄생했다"며 "시간이 지나며 한 개의 게임 타이틀만으로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나 유지 발전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4년 전에 개발사를 인수하며 연합 체계의 틀을 만들었고 펍지로 성공을 했다"며 "성공한 펍지가 탈퇴하지 않고 연합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 크래프톤 연합 내부에서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도전적인 게임도 만들면서 게임 업계에서 유니크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출범 시기에 대해서 장 의장은 "기존에는 내부 사람들 힘만으로 연합을 꾸리고 운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연합 외형이 경영진 몇명이 잘해서 회사가 운영되는 수준의 규모를 넘어섰다"며 "전체적으로 구성원들의 합의와 공감이 필요한 시기라 판단해 새연합 브랜드를 천명했다. 내부 구성원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성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펍지, 블루홀피닉스, 블루홀스콜,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딜루젼 스튜디오, 엔매스 등 여러 회사와 함께 게임 개발 연합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는 내부 계열사 위주로 구성됐지만 향후 크래프톤의 취지를 공감하는 외부 개발사와도 연합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장 의장은 "연합에 들어와서 공용 조직의 자원을 활용하고 경영진의 견제도 받고 수익을 내면 적정 이익 규모를 다른데 써야 하는 독특한 가치를 공감해주느냐가 중요하다"며 "공유지를 잘 가꿔서 풍성하게 만들고 꾸준하게 도움을 받고 주며 비극이 아니라 희극을 만드는 것이 숙제다"고 말했다.

◇ '배틀그라운드' 성공도 연합 내부 역량이 밑거름…'성과 공유' 크래프톤의 경쟁력

업계에서는 블루홀의 펍지 인수 그리고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배그를 출시한 것을 두고 장 의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장 의장은 손사래를 쳤다. 장 의장은 펍지의 성공 배경도 '연합 체제'를 꼽았다.

배그 개발 초기 단계를 복기한 장 의장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조용히 뒤에서 모니터링 한 적이 있는데 열심히 뛰다가 총 맞고 끝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 처음엔 이상했다"며 "경영진 입장에서 제작비 이상은 벌 수 있다는 의견에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고 말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배그 초기 목표는 스팀에서 30만장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30만장이면 제작비를 제외하고 소정의 이익을 내는 수준으로 큰 기대를 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출시 후 전 세계 5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장 의장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콘텐츠가 우수한 점도 있지만 연합의 지원이 성공의 밑바탕이 된 것 같다"며 "펍지 초기에 인원이 40명이었는데 90명 수준으로 인원이 늘 때 블루홀 내부에서 30%~40%가 이동하는 등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스팀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2015년 이미 테라를 통한 스팀 출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북미 자회사인 엔매스엔터테인먼트가 테라의 스팀 출시를 처음 제안한 후 경영진은 실험을 단행했고 성과도 얻었다. 이후 배그를 스팀에 출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장 의장은 "테라가 스팀 출시 뿐 아니라 국내 MMORPG 중에서도 최초로 콘솔 버전으로 선보인 게임이다. 쉽지 않은 의사 결정 과정 속에 경험이 쌓이고 콘솔 퍼블리셔 인연이 생기며 펍지도 배그를 콘솔로 내놓을 수 있었다"며 "각 스튜디오 별 노하우가 쌓이고 성과를 공유하며 또 다른 성공을 만드는 것을 반복하면 크래프톤이 더 가치있는 유니크한 조직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크래프톤 내 경영진과 주요주주, 제작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고, 충돌하고 해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며 "펍지 이후의 또 다른 성공이 나와야 하고 실패도 하고 이같은 과정이 장기적으로 20년~30년 반복되다가 보면 크래프트만의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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