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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막차 에어부산, 모회사 부채비율 맞추기? 연내 상장으로 장부가 제고 노림수…내년 리스 회계 변화도 한몫

민경문 기자공개 2018-12-05 10:15:4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의 거래소 입성 시점이 12월 끝자락에 맞춰져 시장의 눈길을 끈다. 일정대로라면 올해 마지막 IPO 딜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으로 넘기지 않고 연내 상장을 고수하는 배경이 모회사 부채비율 약정을 충족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리스 회계기준이 내년부터 바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이달 13일부터 이틀간 거래소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 밴드(3600~4000원)를 적용한 공모규모는 187억~208억원이다. 가격 결정 후 청약은 18~19일로 예정돼 있다. 납입일은 21일이다. 최종 상장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6~28일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으로 예정된 IPO로 보인다. 보통 이정도까지 연말 끝자락에 상장일을 잡는 사례는 흔치 않다. 기관투자자 자금 유치를 위해서라도 연초로 일정을 넘기기 마련이다. 공모 성적도 연말보다 연초가 나은 경우가 많다. 에어부산은 일단 "연말까지 상장만 끝내자"라는 전략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에어부산의 IPO 강행이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개선 약정을 맺은 만큼 연말까지 일정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60% 정도였다.

아시아나항공 분기보고서(3분기)에 기재된 에어부산 장부가는 750억원 정도다. 만약 공모가 밴드 수준의 밸류에이션(1875억~2083억원)으로 상장이 이뤄지면 그만큼 평가액이 올라간다. 회계법 상 자회사 상장시 지분 보유 가치는 시가총액(공정가격)으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덩달아 개선된다.

에어부산이 당초 예상치보다 1/10 수준으로 물량을 줄이면서까지 연내 상장 의지를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공모가 밴드도 최대 40%에 가까운 할인율을 적용할 정도로 공격적인 프라이싱을 단행했다는 평가다. 시장 관계자는 "공모구조 역시 대주주 아시아나항공 구주매출보다는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앞서 아시아나IDT 상장 때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지난달 IPO 과정에서 공모가는 밴드(1만 9300~2만 4100원) 하단을 한참 밑도는 가격(1만 5000원)으로 결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공모 물량까지 줄여가며 상장을 강행, 당초 230억원의 아시아나IDT 장부가치를 12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내년 1분기부터 회계상 항공기 리스 비용이 부채로 환산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대부분 비행기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재임대하는 에어부산으로선 내년 부채비율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는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다면 그만큼 급증한 부채비율을 투자자에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IDT에 이어 에어부산까지 불리한 공모 조건을 감수하면서 상장 일정을 연내 마무리하려는 데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 약정 지침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들어 자산매각과 전환사채, 담보대출 등으로 1조 8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채권단의 재무약정 과정에서 연말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을 정한 건 맞지만 시장에 오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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