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시중은행, '리스크관리' 엇갈린 행보 금융당국, 주력산업 금융지원 요구 탓…부실화 우려
정미형 기자공개 2018-12-21 09:03:53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0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도 리스크관리를 둘러싼 은행들의 행보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은 내년도 경영 키워드로 '리스크관리'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국책은행은 주력 산업의 자금 공급 실적에 따라 경영평가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히려 리스크를 무릅써야 하는 상황이다.금융당국은 내년부터 KDB산업은행이나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경영 실적을 평가할 때 주력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실적평가 항목을 신설하겠다고 예고했다. 여신담당자 면책제도도 함께 꺼내 들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경남지역 조선업 현장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책은행 경영평가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장 내년도 자금공급실적 평가 대상이 되는 주력산업은 자동차업종과 조선업이다. 이들 업종에 신규공급과 만기연장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 실적을 평가하고 이를 성과급에 영향을 주는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거듭 주문하는 '비 올 때 우산 뺏지 말라'는 데 대해 국책은행들을 앞세운 것이기도 하다.
이는 시중은행의 최근 행보와 연관성이 깊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자동차업종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여신 관리 차원에서 해당 산업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두 업종의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데다 경기침체까지 이어지고 있어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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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은 분기마다 증가하는 추세지만 관련 산업 대출금은 감소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의 여신 잔액은 31조4472억원으로 올해 1분기 이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전년 동기 31조5241억과 비교하면 770억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내년 경기 침체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등에 맞서 내실 다지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책은행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 속에 리스크관리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산업은행의 경우 올해 3분기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이자 수익 감소를 감안하면서도 거액 여신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앞으로 정책 기조에 맞춰 주력산업 대출 자금 등을 늘리면 리스크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관리 강화로 나가는 게 당연하다"며 "국책은행마저 리스크관리 강화로 돌아설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부실화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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