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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상장 후에도 오너家 개인회사 지원 에이텍에 242억 매출 제공, 터널링 논란…채형석 부회장 등 지분 50% 보유

이경주 기자공개 2019-01-23 09:34:5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상장 이후에도 오너일가가 지분을 투자한 에이텍에 일감 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텍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0억원이 넘는 일감을 애경산업으로부터 제공받았다. 에이텍은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전문가는 애경산업이 상장을 했기 때문에 다른 주주 이익에 반할 수 있는 일감지원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1일 애경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특수관계자인 에이텍에 243억원 규모의 일감을 제공했다. 세부적으로 재고자산매입 242억원, 수수료 3500만원, 고정자산매입 1억1119만원 등의 비용을 지불했다. 에이텍은 재작년(2017년)에도 매출의 절반을 애경산업 일감으로 벌었다. 지난해 매출은 697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이다. 작년 매출 중 55%(386억원)가 애경산업 일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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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은 화장품과 샴푸를 만드는 뷰티케어 전문 제조사다. 'AGE 20's(에이지 투웨니스)'가 대표 화장품 브랜드다. '2080 펌핑치약'으로도 유명하다. 에이텍은 산업·가정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판매를 하고 있다. 에이텍이 애경산업 뷰티케어 제품에 필요한 용기 등 원재료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적으로 애경산업과 에이텍은 수직계열화 구조에 있다.

에이텍은 지난해 말 기준 대표이사인 윤광호 사장이 지분 50%, 채 부회장 등 애경그룹 오너 일가가 나머지 50%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율은 채 부회장이 29%로 가장 많고,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 18%,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이 3%,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0.11%다.

애경그룹은 1954년 창업주 고 채몽인 창업주가 세운 비누와 세제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이 모태다. 채 창업주가 1970년 타계하면서 그의 부인 장영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장 회장이 2004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일선에 물러나면서 현재는 장남인 채영석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채동석 대표와 채승석 사장은 채 부회장 남동생들이다. 채 부회장은 지주사 AK홀딩스를 중심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다. '채 부회장 등→AK홀딩스→애경유지공업→애경산업' 구조다.

에이텍 지분율

에이텍 일감 지원이 문제가 되는 것은 비사장사였던 애경산업이 지난해 해 초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주들이 대거 유입됐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3월 기업공개를 단행해 신주모집(480만주)과 구주매출(200만주)를 통해 총 680만주를 공모했다. 이로 인해 애경산업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지난해 초 86.35%에서 같은 해 3분기 말 기준 62.84%로 23.51%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기타주주 비중이 늘었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으로 대기업집단의 일감지원을 규제하는 이유는 지원 주체가 상장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터널링으로 부른다. 터널링이란 총수일가가 지분을 적게 보유한 주력 계열사(상장사)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비주력 계열사(비상장사)에 일감 등을 지원해 부를 이전시키는 행위를 칭한다. 상장사의 기타주주들은 일감지원 행위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에이텍은 법적으로 규제 대상은 아니다.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한해 일감지원을 규제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비상장사 20%)가 내부거래를 통해 연 200억 원 혹은 전체 매출의 12% 이상을 올리면 규제 대상으로 분류하고 부당지원 행위 등을 점검해 처벌한다. 에이텍은 해당 요건(연 200억, 12% 이상)들은 충족하고 있으나 애경그룹이 대기업집단 범주에 들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전문가는 규제 대상 여부를 떠나 애경산업이 일감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3대 의결권자문기관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정성엽 본부장은 "애경산업 터널링은 기타주주들 이익에 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규제여부를 떠나 문제가 있다"며 "제일 쉬운 방법은 다른 대기업들처럼 오너일가가 개인소유 비주력(에이텍)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니면 대기업집단 규제에 맞는 수준으로 거래 비중을 줄이거나 매출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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