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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약품, 제아H&B 14억에 팔았는데…반년 뒤 230억 작년 2Q 20% 지분 주당 4.6만원에 매각…에이블씨엔씨 주당 약 76만원에 인수 나서

강인효 기자공개 2019-01-25 08:15:3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4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판매업체 제아에이치앤비(제아H&B)가 화장품 로드숍 '미샤'로 유명한 국내 화장품 기업 에이블씨엔씨에 920억원에 팔리는 가운데, 이 회사를 세운 국제약품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에이블씨엔씨는 제아에이치앤비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 주식 1주당 약 76만원으로 책정했는데, 국제약품이 처분한 금액과 16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국제약품은 작년 상반기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20%를 14억원에 매각한 바 있는데 해당 지분은 최근 에이블씨앤씨가 거래한 금액으로 230억원에 달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김헌석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제아에이치앤비 주식 12만주(지분율 80%)를 2차례에 걸쳐 92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오는 2월 28일 김헌석 대표가 보유 중인 제아에이치앤비 주식 7만2000주를 552억원(주당 약 76만6667원)에 매입한다. 2차 거래는 김 대표가 보유 중인 나머지 주식 4만8000주를 1차 매매가에 회사 성장률을 더해 사들이는 방식이다.2차 거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에이블씨엔씨가 제아에이치앤비 12만주를 사들이는 데 드는 금액인 920억원은 1차 거래의 주당 매매대금(약 76만6667원)을 반영해 잠정적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차 거래의 주당 매매대금은 김헌석 대표가 제아에이치앤비의 대표로 계속해서 재직하게 될 예정임을 고려해 2차 거래시점의 회사의 실적(평균 성장률)을 반영해 '2차 주당 매매대금 = 1차 주당 매매대금 x (1 + 평균 성장률)'와 같은 산식을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아에이치앤비는 국제약품이 화장품 수입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12년 10월 31일에 설립한 회사다. 제아에이치엔비 설립 당시 국제약품의 지분은 70%였다. 나머지 지분 30%는 김헌석 제아에이치앤비 공동 대표가 갖고 있었다.

국제약품은 2013년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엔비 지분 20%(3만주)를 1000만원에 국제약품 오너 3세인 남혜진 상무(50·Nam Jennifer Young)의 동생인 남태훈(39) 국제약품 사장에게, 또 다음해에는 이 회사 지분 30%(4만5000주)를 1500만원에 남 상무에게 처분했다. 국제약품은 남 상무와 남 대표 남매에게 액면가(주당 1000원)에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엔비 주식을 넘겼다. 이후 남 상무와 남 대표 남매는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50%를 보유하며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게 됐다.

국제약품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20%를 보유하며 이 회사를 관계사로 두고 있었는데, 작년 2분기 해당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국제 약품 오너도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약품 측은 이에 대해 명확히 확인해주지 않았다.

작년 10월 31일 기준 제아에이치앤비 주주 구성은 김헌석 대표 80%, 자기주식 20%로 돼 있다. 제아에이치앤비가 에이블씨엔씨에 매각되기에 앞서 국제약품과 국제약품 오너 3세인 남혜진 상무와 남 상무의 동생인 남태훈 사장이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50%를 김 대표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국제약품이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20%는 제아에이치앤비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약품은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20%를 매각하면서 총 매매 대금이 14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아에이치앤비 주식 3만주를 주당 4만6667원에 매각한 셈이다.

김헌석 제아에이치앤비 대표가 이번에 에이블씨엔씨에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책정된 거래 가격이 주당 76만6667원이다. 국제약품이 6개월 정도 제아에이치앤비 주식을 더 보유하고 있었다면 230억원에 매각할 수 있었다. 즉 230억원으로 가치를 책정받은 주식을 6개월 전에 미리 매각하면서 14억원에 판 셈이다.

국제약품 오너 3세 남매가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앤비 지분을 김헌석 대표에 어느 시점에 얼마에 넘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남혜진 상무가 지난해 10월 31일 등기임원과 공동 대표에서 물러난 것을 볼 때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약품이 보유 중이던 제아에이치앤비 주식을 주당 4만6667원에 매각한 것을 대입하면 남혜진 상무와 남태훈 사장은 제아에이치앤비 지분을 36억원 가량에 매각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국제약품 오너 3세 남매가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 마련한 현금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약품 최대주주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2017년말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우경이라는 회사로, 국제약품 지분 23.78%를 보유 중이다. 이어 국제약품 창업주 고(故) 남상옥 선대회장의 장남인 남영우 명예회장으로 회사 지분 8.51%를 보유 중이다. 남태훈 사장이 2.04%의 지분을 보유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남 상무는 0.1%를 보유 중이다. 남영우 명예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38.22%에 달한다.

우경은 기존 국제약품의 최대주주였던 효림산업의 투자부문이 인적분할해 만들어진 지주회사다. 이로써 국제약품 지배구조는 '오너일가→효림산업→국제약품'에서 '오너일가→우경→국제약품'으로 변경됐다. 결국 국제약품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선 국제약품 오너 3세 남매가 우경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남태훈 사장과 남혜진 상무의 국제약품 지분율이 낮은 만큼 직접 국제약품 주식을 매입하는 것보다 비상장사인 우경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경은 남 사장과 남 상무의 부친인 남영우 국제약품 명예회장이 지분율 52.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제약품 제아에이치앤비_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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