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약품은 고전 중이다. 영업이익이 2015년 흑자전환으로 돌아섰지만 매출액은 수년째(2013년 1173억 원, 2014년 1175억 원, 2015년 1117억 원, 2016년 3분기 누계 868억 원) 제자리 걸음이다. 근래 들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역시 3%대로 점쳐진다.연구개발(R&D)을 통한 미래 먹거리 준비보다는 현실에 안주한 결과다. 최근 10년간 임상 승인 건수는 10건이 채 안되는데 이는 매출 1000억 원 이상 상장 제약사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 사이 경쟁자들은 치고 나갔다.
이런 국제약품에 조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심은 오너 3세 남태훈 사장이다. 올해부터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오너 2세가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을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최고 책임자가 된 셈이다.
실권을 잡은 남 사장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얼마전 신년사에서 올해 키워드 중 하나로 'R&D 투자 확대'를 꼽고 오는 2020년 매출액 20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는 '선즉제인(先則制人)'의 자세를 주문했다.
남 사장은 지난해말 SNS를 통해서도 "녹내장 개량 신약 R&D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의사 결정이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제약품 새 비전(가치를 디자인해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기업)의 첫 과제를 위해 개발을 결정하게 됐고 이제 남은 것은 성공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투자 속에 미래 먹거리가 있다는 평소 지론을 실행으로 옮긴 것이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안과용제, 당뇨병치료제 등을 비롯해 20가지에 달하는 제제개발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설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세파제제용 동결건조기 추가 도입 등에 35억 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이 29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히 공격적인 행보다. 국제약품은 이번 투자로 기존 대비 65억 이상의 연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국제약품의 최근 변화가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남 사장이 실권을 잡은 이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변화의 모습은 고무적이다. 국제약품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1980년생 젊은피 사장이 '국제약품 현실 안주 문화'를 직시하고 묵은 때 벗기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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