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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현대중공업 '의지·자금력' 낙점 [대우조선해양 M&A] 지난해 10월부터 논의…삼성중공업에도 사전 태핑

안경주 기자공개 2019-02-01 10:32:4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산업은행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가 조선산업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데다 자금 동원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또 사전 태핑 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의 의지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조건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인 M&A와 달리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의 현물출자와 인수자의 대우조선 앞 유상증자 등이 복합된 복잡한 거래 구조를 띠고 있다"며 "공개매각 절차로 거래를 추진하기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 보유 대우조선 보유 지분(55.7%)을 현금 매입하는 대신 조선 지주사를 설립한 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분을 현물 출자하고 지주사 신주를 받아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중공업에도 조만간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할 계획"이라며 "현대중공업 조건과 비교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점은 대우조선의 새 주인으로 현대중공업을 먼저 택했다는 것이다. 특혜시비를 의식한 듯 삼성중공업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중공업이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대우조선 정상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선산업 재편을 통해 현재의 '빅3' 체제가 '빅2' 체제로 바뀔 경우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두 곳 중에서 현대중공업을 택한 이유는 뭘까.

조선산업 재편에 대한 의지와 자금 동원 능력에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와 함께 빅3 체제하의 과당 경쟁, 중복 투자 등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빅2 체제로의 조선산업 재편을 병행할 필요가 있었는데 현대중공업이 이 같은 의지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그룹 간의 사업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조선산업 비중이 높아 조선산업 재편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다.

반면 삼성그룹에서 삼성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바이오와 전자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삼성의 관심은 조선업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산업 재편을 강하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전했다.

여기에 자금 동원 능력도 영향을 끼쳣다. 이번에 발표한 대우조선 매각 구조를 보면 신설되는 조선 지주사는 대우조선에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 1조5000억원, 추가 자금지원 1조원 등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IPO 등을 통해 충분히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선 대주주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최근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 지원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사전 태핑 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의 미지근한 반응도 한 몫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우조선 매각을 위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측과 접촉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매각 논의를 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사전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현대중공업과 논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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