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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사옥이전 역사와 'LG상사'에 쏠리는 눈 트윈타워서 광화문빌딩으로, 과거 LS·GS 모두 계열분리와 맞물려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04 07:25:0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가 최근 LG그룹의 '본진'인 여의도 트윈타워(사진)에서 LG광화문빌딩으로 이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상사 대신 트윈타워에 입주한 업체는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사옥 이전은 역사적으로 계열 분리 작업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새집살이를 시작한 지 3주 차를 맞는 LG상사 직원들에게 사옥 이전은 '소문만 무성했다'가 현실화한 사건이라는 후문이다. 갑작스레 시행된 사옥 이전이 훗날 계열 분리에 대한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윈타워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그룹집단으로는 LIG그룹, LS그룹, GS그룹 등이 있다. 이중 LIG그룹을 제외한 LS그룹과 GS그룹은 계열 분리 전·후로 트윈타워를 떠났다. LIG그룹의 모태 격인 LG화재해상보험은 애초부터 트윈타워가 아닌 다동빌딩에 자리 잡고 있어서 계열 분리 당시 사옥 이전의 필요성이 없었다. 그러다 2006년 사명을 LIG손해보험으로 바꾸고 강남구 역삼동의 LIG타워로 이전했다. 트윈타워에서 외부로 빠져나간 예시는 아니지만 기업의 정체성을 독자적으로 바꿨던 2006년 사옥 이전도 함께 일어났다는 점은 눈길이 가는 사실이다.

LS그룹의 계열 분리는 2003년이었다. 당시 LS그룹의 이름은 'LG전선그룹'이었다. LG전선그룹의 핵심은 LG전선,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LG산전 등이었다. 각각 현재 사명으로 하면 LS전선, LS니꼬동제련, E1, LS산전이다.

LS그룹 계열사들은 계열 분리가 시행된 후 일제히 트윈타워를 떠났다. 당시 LG전선과 LG니꼬동제련은 트윈타워에서 강남구 소재의 아셈타워로 이전했고, LG산전은 중구 소재 서울스퀘어 부근의 연세빌딩으로 이전했다. 이후 2008년 LS전선이 ㈜LS(존속 법인), LS전선(신설 법인)으로 분할되면서 지주사 전환을 마친 LS그룹은 현재의 안양 사옥을 완공했다. 완공 후 아셈타워에 있던 LS전선과 연세빌딩에 있던 LS산전이 안양타워로 모였다. 여기에 LS전선에서 LS엠트론이 한 번 더 분할하면서 '제조 3사'로 불리는 LS전선·LS산전·LS엠트론이 안양에 자리 잡고 있다.

GS그룹은 계열 분리 이전 사옥 이전을 단행한 사례다. 현재 역삼동에 위치한 GS타워의 옛 이름은 'LG강남타워'였다. 1999년 10월에 LG강남타워가 완공된 후 현재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정유)는 곧바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이후 LG유통(현재 GS리테일)도 함께 이전했다. 이후 2004년 7월 계열 분리가 시작되고 이듬해 GS그룹으로서 새로운 CI를 선포했다. LS그룹이 '계열 분리-사옥 이전' 단계를 밟았다면 GS그룹은 전후가 바뀐 단계를 밟았던 셈이다.

구본준1-수정
단순히 사옥 이전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열 분리를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LG상사가 계열 분리의 당사자가 될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사진)과 연관성이 높은 회사라는 점이 시장의 예측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구 부회장은 사실상 LG그룹의 총수 역할을 해온 '실세'였다. 당시에도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회장이 회장 자리를 승계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구 부회장이 훗날 일부 계열사와 함께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짙었다.

이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회사가 바로 LG상사였다. 구 부회장의 지분 보유 역사가 주 근거였다. 2년 전만 하더라도 구 부회장은 LG상사의 지분 3.01%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집단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였다. 그러다 그해 11월 개인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지주사로 편입시키라는 문재인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LG가 LG상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주사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LG상사의 계열 분리설도 수그러드는 듯했다. 다만 이번 사옥 이전으로 분위기가 재점화한 모습이다.

구 부회장에게는 언제든 LG상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자금력이 충분하다.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의 지분 가치가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반면 ㈜LG가 보유한 LG상사의 지분 가치는 2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LG광화문타워에 입주해있는 또 다른 회사가 판토스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대주주가 LG상사(51%)인 판토스는 최근 구광모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고자 지분을 전량 매각한 회사다. 이유가 어찌 됐든 그룹 회장과의 연관성이 옅어진 회사다.

LG상사는 사옥 이전의 배경으로 사무 공간이 따로 떨어져 있던 LG상사와 LG화학의 주요 사업을 한데 모아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LG상사 관계자는 "거의 모든 사업을 해외시장에서 추진하는 LG상사의 사업적 특성과 조직 및 인력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본사 이전은 무리가 없다"면서 "판토스와의 소통도 더욱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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