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자원개발' 한우물…식량사업으로 눈길 [종합상사 생존전략]①2015년 어닝쇼크 이후 반등, 광산·유화플랜트사업 수익성 안전판
박기수 기자공개 2018-12-07 08:53:14
[편집자주]
종합상사는 '라면부터 미사일까지' 라는 말로 표현되듯 무엇이건 돈이 되는 사업을 발굴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국내 경제 발전의 중심에 서있었던 종합상사들은 시대의 변화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주요 종합상사의 발자취와 현주소, 향후 행보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는 1953년 11월 26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세운 주식회사 형태의 법인 '락희산업주식회사'가 시초다. 1956년 반도상사로 사명을 바꾼 후 1976년 기업공개와 함께 정부로부터 종합상사업체로 인가받았다. 이후 1984년 사명을 럭키금성상사로, 1995년에는 현재 사명인 LG상사로 바뀌었다.LG상사는 올해 9월말 기준 매출 7조3092억원으로 같은 종합상사인 포스코대우와 삼성물산, SK네트웍스에 이어 매출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전체 매출은 12조8272억원으로 삼성물산 상사 부문(12조4600억원)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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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의 사업 부문은 크게 세 가지(△인프라 △자원개발 △물류)로 나뉜다. 이중 LG상사가 전부터 생존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자원 개발'이다. 1980년대 주요 성과는 호주 퀸스랜드 지역의 유연탄 탐사 프로젝트에 합류해 세계적 규모의 대형 유연탄맥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1984년 럭키금성상사로 사명을 바꾼 이후 인도네시아 아당 유전 개발 계약, 1988년 미국 세브론사와 유전개발에 참여하는 등 자원 개발 역량을 꾸준히 늘려갔다.
국내 기업들이 한파에 휩싸였던 IMF 사태 때도 자원 개발 사업 덕분에 굳건히 버틸 수 있었다. 1998년 당시 LG상사가 글로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7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정유 플랜트를 수주했다. 이어 2000년 5월에는 쿠웨이트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하고, 이듬해에는 이란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들의 직수입·출이 늘어나는 등 종합상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자 LG상사도 청사진을 내놓아야만 했다. 종합상사들은 이종 산업 등 사업 부문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가전 렌탈 사업과 렌터카 사업에 집중하는 SK네트웍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LG상사는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사업 부문에 대한 오랜 경험이 있었고 자원개발만큼은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LG상사는 자원개발 '한 우물 파기' 전략을 구사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단행한 자원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LG상사-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2009년 갈키니쉬 가스탈황설비 프로젝트(14억달러) 수주를 시작으로, 2012년 투르크멘바시 정유공장(5억3000만달러), 2014년 키얀리 원유처리 플랜트(2억4000만달러), 석유화학 플랜트(34억4000만달러)를 연이어 수주했다. 이어 2015년에는 5조원 규모의 정유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올해 10월에는 2014년 착공한 에탄크래커 및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플랜트가 준공하기도 했다.
물론 암흑기도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고 유가 하락까지 겹치자 자원개발시장의 시황이 악화했을 때 이례적 어닝쇼크를 겪기도 했다. 오만과 베트남 광구 등에서 손실을 내며 2015년에는 9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감(GAM) 광산의 수익성 반등 등으로 LG상사의 든든한 수익 안전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자원개발 부문은 매출 대비 비교적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사업이다. 올해 3분기 매출 2조5720억원 중 자원개발 부문이 차지한 매출은 24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에 불과하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 470억원 중 138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약 30%의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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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LG상사는 2015년 어닝쇼크 이후 꾸준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률 0.62%를 기록했던 LG상사는 이듬해 1.45%, 지난해 1.65%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 누적 2%대를 돌파(2.22%)한 상태다.
LG상사는 새로운 자원개발 종목으로 '식량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스까다우에 2만ha(여의도 면적의 69배)의 팜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연 8만6000톤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 중이다. 팜오일은 식용으로도 쓰이고 비누와 세제, 윤활제 등 다용도로 쓰여 최근 상사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달 15일 약 761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바리또 퍼시픽(Barito Pacific)이 보유 중인 팜 농장 두 곳에 대한 지분 95%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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