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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IPO, 자취 감추나 [Market Watch]SK인천석화·루브리·오일뱅크 보류…구주매출 한계, 업황 변동성도 '부담'

심아란 기자공개 2019-03-18 13:30:53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사의 기업공개(IPO)가 당분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지난해 SK루브리컨츠를 시작으로 올해 현대오일뱅크가 잇달아 IPO 보류를 선언했다. 최근에는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를 위해 상장을 약속했던 SK인천석유화학도 IPO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정유사의 IPO는 유독 대주주의 구주매각을 통한 엑시트 수단으로 간주돼 왔다. 대부분 발행사들이 IPO를 발판 삼아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구주매출로 일정 수준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대주주 입장에서 정유업의 높은 변동성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그 결과 대주주의 자금회수가 성사되면 정유사 IPO는 번번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정유사 IPO '대주주 엑시트' 초점

SK인천석유화학 IPO도 기존 주주의 엑시트가 관건이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2013년 FI를 주주로 들였다. 당시 FI에 8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배정하면서 2019년 11월 30일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SK인천석유화학은 IPO 대신 보유 현금과 시장성 조달을 활용해 RCPS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앞서 상장을 추진하던 정유사들이 줄줄이 IPO를 중단한 점에 부담을 느꼈다.

지난 1월 IPO 완주 의지를 보이던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대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선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1조8000억원)를 아람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대주주의 자금 조달 니즈가 충족된 만큼 현대오일뱅크 IPO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SK루브리컨츠의 경우 2012년, 2015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3번 연속 IPO를 포기했다.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은 작년 SK루브리컨츠 IPO 공모 당시 구주매출로 최소 1조315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다만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책정 받지 못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업황 변동성, 비교기업 가치하락 '부담'

정유업의 부침이 심한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유사 실적은 국제 유가라는 외부 변수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업황 사이클이 최고점일 때 상장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작년 4분기 유가하락으로 정유사의 이익 규모가 줄어 밸류에이션도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에쓰오일을 비롯해 정유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오일뱅크도 IPO를 강행할 수 없던 배경으로 비교기업의 주가 부진이 꼽힌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8년 영업이익 1400억원, 당기순이익이 538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각각 65%, 80%씩 하락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 IPO를 강행하기보단 기업가치와 이익률을 제고한 후 엑시트 방법을 찾을 것"며 "정유 및 석유화학 시장의 밸류가 낮게 형성돼 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작년 10월부터 초과공급 및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유가가 하락했지만 올해는 산유국의 감산으로 유가가 점차 회복될 거라는 설명이다.

다만 업황 변동성이 축소되는 점이 당장 정유사 IPO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IPO 물망에 오르는 정유사가 SK그룹 자회사, GS칼텍스 정도"라며 "대주주 엑시트 이슈도 없고 회사가 지난 2년간 현금을 쌓아둬서 IPO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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