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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혼란 가중…'짝퉁바이오' 구분법은 [바이오 테마주 분석]⑤보여주식 R&D, 신뢰도 낮춰…"특허 보유 및 LO 가능성 따져야"

민경문 기자공개 2019-04-03 08:15:12

[편집자주]

바이오가 또 다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非) 바이오 업체'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투자도 있지만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의사결정도 부지기수다. 자칫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진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UX 개발 플랫폼 기업은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며 바이오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미 러시아 등지에서 10년전부터 판매되던 제품이고 특허 분쟁도 여러차례 제기된 상태였다. 주로 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후진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선진국 시장 시장에 진출하기엔 여전히 갈길이 멀다. 하지만 바이오 테마로 분류되긴 충분했다.

LCD 모니터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개발하던 회사는 사명에 바이오를 넣더니 췌장암 신약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쥐실험 결과만으로 췌장암 항암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서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뜨겁게 반응했다.

미국에서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회사에 프리IPO 성격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바이오주로 대접받는 경우도 있다. 프리IPO 투자는 IPO 이후 투자 수익을 본 뒤 엑시트를 목적으로 한다. 바이오 회사에 초기 단계에 일부 자금을 넣은 것만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해당 회사가 신약 개발에 성공할 때까지 십수년을 기다려야 하고 나스닥에 상장하더라도 주가가 제대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이익 실현이 불가능하다. '바이오' 테마에 편승한 주가 상승 기대감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를 가장한 비(非) 바이오 업체들이 범람하고 있다. 한우물만 파도 모자를 판국에 무분별한 바이오 사업 진출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나선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가 더 많아 보인다. 단순히 신약개발이라는 얘기만 듣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 개미들은 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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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없는 바이오 진출의 주된 레파토리는 '항암제개발'과 '미국 회사 투자'로 요약된다. 두가지 모두 실현 가능성이 낮고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당장 성과를 내지 않아도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올리겠다는 속내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위 '짝퉁 바이오'를 구분하는 것은 이같은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 진출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개발 타깃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해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항암 치료제 등을 내세우는 경우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야 한다. 시장 관계자는 "특히 면역관문억제제, CAR-T 등 국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를 비바이오 업체가 도전할 경우 일단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면역관문 억제제나 CAR-T 항암 기전은 성공 가능성도 낮고 오랜 시일이 걸린다. 오랜 기간 연구를 한 바이오 전문 업체도 성공하기 힘든 과제다. IT기업이나 제조업에서 '바이오'로 변신한 회사가 제대로 다루긴 어려운 분야다.

항암제 개발에 나선 회사가 제대로된 연구 인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면 '짝퉁' 바이오일 가능성이 더 높다. 제대로 된 바이오 기업이라면 회사 내 CTO(최고 기술책임자)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빅파마 출신이거나 연구 교수 출신이 새로운 항암 기전을 개발해 창업하거나 바이오업체로 변신하려는 곳과 손을 잡은 경우라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된 CTO 없이 재무 전문가가 대표이사(CEO)를 겸임하고 항암제 개발을 선언한 경우라면 당장의 재무적 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 산업은 하나의 치료제를 제대로 개발하기도 어렵다. 특히 임상 단계가 진척될 수록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게 신약 개발 작업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이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준비한다고 공언하는 것은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자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바이오 시장에 도전을 했다 포기한 대기업들도 상당수가 있다. 자본력이 풍부해도 다른 급한 투자에 밀려 바이오 프로젝트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속적으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라면 신약 개발의 대장정을 완주하기 쉽지 않다. 지속적인 자본 시장과 소통이 더 중요한 이유다.

제대로 된 특허를 갖고 있는지도 옥석을 가리는 요인이 된다. 특허 출원은 커녕 제대로 된 논문 하나 없는 연구진을 데려 놓고 신약 개발 의지를 피력하는 곳도 있다. 물론 밸류에이션은 기대 수준을 훨씬 상회하기 마련이다. 바이오 전문 투자사 관계자는 "개발 단계가 전임상 완료인지 임상 몇 상인지 등을 확인해 기술 수출이 가능한 회사인지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라이선스 아웃(LO)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아무리 시장성이 좋은 회사라고 해도 자금을 투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직접 연구개발에 나서기보다 다양한 지분 투자로 바이오 사업 확장을 꾀하는 곳도 있다. 바이오 회사를 아예 인수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지도 중요한 판단 요인이다. 단순 지분 투자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데 그칠 경우 바이오와 '본업'의 실적 구분이 어려워진다. 사업보고서 확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에선 항암제가 아니면 바이오 테마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분위기다"며 "항암제가 아니더라도 손쉬운 분야에서 차곡차곡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는 회사가 더 진정성 있는 바이오 회사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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