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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00억대’ 기린산업, 회생법원 노크 건축용 판넬 선도업체…일부 VC가 RCPS 보유

최익환 기자공개 2019-04-04 08:15:4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3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샌드위치 판넬 제조와 건설업을 영위하는 기린산업이 서울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자산규모 1000억원에 육박하는 기린산업은 지난 2012년 첫 번째 회생절차 이후 채권자에게 변제를 지속했지만, 해외 사업에서의 손실 누적으로 자금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벤처캐피탈(VC)들은 기린산업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91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3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전날 기린산업이 동법원 제13부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린산업은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전까지 모든 채무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8일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기린산업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1981년 설립된 기린산업은 국내 최초로 건축용 금속 내외장재 판넬을 생산해온 기업이다. 1995년 수출 500만불을 달성한 기린산업은 외환위기로 한 차례 위기를 맞은 뒤 2005년에서야 화의 절차를 종결짓고 정상기업으로 시장에 복귀했다. 이후 충청남도 당진과 중국 우시 등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사세도 확장했다.

기린산업은 이후 두 번째 위기를 맞게 됐다. 2009년 당시 모기업으로 기린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제과업체 기린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당시 부도를 낸 기린산업도 회생절차에 진입했다. 이후 2012년이 되어서야 현재 회사 대표를 맡고있는 안 모씨가 인가전 M&A의 인수자로 나타나, 기린산업은 두 번째 위기를 넘겼다.

이후 회사의 실적은 다시 상승세를 탔다. 지난 2016년 기린산업은 △매출 841억6000만원 △영업이익 71억9000만원 △당기순이익 58억원 등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주된 납품처인 포스코와 함께 해외 진출을 도모해 판넬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한 덕택이었다.

그러나 기린산업은 2017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돌연 일부 투자자산의 장부가액을 ‘1'로 변경했다. 중국 난징과 우시, 그리고 베트남 법인 등 기린산업이 100%의 지분을 들고있는 현지 법인들이 대상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들 해외법인의 손실이 누적되자 사실상 ‘빅 배스(Big Bath)'를 시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기린산업은 중소기업회계처리특례 규정에 따라 이들에 대해 지분법과 연결재무제표를 적용치 않는다.

이들 해외법인이 손상차손으로 인식되고 잡손실도 증가하자 2017년 기린산업의 당기순이익은 11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기린산업은 2017년 말 기준 192억원의 회생채무가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변제의무도 지고 있다. 그동안 기린산업은 엉업활동에서의 현금창출력 역시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채무 및 차입금에 대한 상환으로 인해 현금부족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린산업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힘들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기린산업의 RCPS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븐틴네트웍스 △지엔텍벤처투자 △미래에셋글로벌투자조합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거쳐 기린산업의 RCPS에 투자한 바 있다. 현재 기린산업이 발행한 RCPS의 증자규모는 91억3493만원, 지분율로는 26.69%에 달한다.

이중 국내 VC인 지엔텍벤처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투자분에 대한 일부 손실을 감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기린산업과 VC들이 맺은 RCPS 계약서에 회생절차 관련 조항이 삽입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이들 VC는 회생절차에서 주주 혹은 채권자로 인정될 전망이다. 주주로 인정될 경우 이들의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회생절차 진행 시 변제 우선권은 △공익채권자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 순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글로벌투자조합의 손실이 가시화될 경우엔, 주요 출자기관 사이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7월 400억원 규모로 결성된 미래에셋글로벌투자조합은 오는 2023년 7월을 만기로 운영중인 비상장기업·중소벤처기업 전문 투자조합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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