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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패키징 일원화 검토 까닭은 삼성전기 PLP사업 이관설 다시 불거져…'규모의 경제' 필요성 대두

김장환 기자공개 2019-04-05 08:22:0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14: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패널레벨패키징(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곧 넘길 것이란 관측이 재차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던 얘기로 삼성전기가 PLP 사업을 육성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한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측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길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없이는 성공하기가 어려운 사업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야만 원금 회수를 빠르게 이룰 수 있는 분야인데 삼성전기는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 삼성전자가 PLP를 직접 리드하는 게 보다 낫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PLP 사업을 삼성전자로 양도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지난해 중순부터 지속해왔다. 삼성전기는 2016년 7월 약 2600억원을 들여 충남 천안에 PLP 전용 생산라인을 만든 이후 사업을 확대하는데 애를 먹었다. PLP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데 유보자금이 그리 넉넉지 않았다.

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기 내부에서 지난해부터 PLP를 삼성전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왔고 논의도 지속해 왔다"며 "가령 2600억원 투자로 사업을 한다고 보면 원금회수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5조원을 투자하면 5년이면 원금회수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나왔던 의견들이다"고 말했다.

wlp plp 비교

조 단위 투자는 삼성전기가 처한 현실을 보면 감당하기가 버거운 수준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재무지표를 보면 삼성전기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2460억원 수준이다. 5조원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기 매출(8조1930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차입을 통한 투자금 조달은 가능하지만, 금융 비용이 부담이고 재무구조에도 부담이다.

투자금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해도 PLP 사업 수익성 확보는 또 다른 문제다. PLP는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이어주는 후공정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하고 투자한 팬아웃(FO)-PLP는 패키지기판(PCB) 사용 없이 메인 기판과 반도체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차지하는 공간을 그만큼 줄일 수 있고 원가 절감 효과도 높다.

삼성전자가 삼성전기 PLP 기술을 채택한 기기는 최근 내놓은 갤럭시워치다. 삼성전기는 갤럭시워치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패키징을 지난해 3분기 맡아 PLP 사업 첫 수주 실적을 따냈으나 해당 분야에서 수익은 아직 내지 못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 기판 사업부는 PLP 감가상각비와 실적 약세가 겹쳐 올해 1분기 역시 적자를 냈다. 삼성전기는 오는 2021년까지 매 분기 약 220억원대 PLP 감가상각비를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사장이 2017년 말 DS부문장을 맡으면서 삼성전기 PLP 사업은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PLP와 비슷한 기술인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 개발이 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WLP는 경쟁사인 대만 TSMC가 개발해 애플 아이폰에 2016년부터 적용중인 기술이다. 김 사장은 이미 완성된 기술을 외면하고 새로운 PLP 기술을 개발하는 건 사업적으로 위험성이 크다고 봤다. WLP 쪽으로 갈 경우 애플 납품물량을 지속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도 가능했다. 다만 갤럭시기어에 삼성전기 PLP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을 보면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삼성전기 PLP 사업은 성장성에 한계가 명확하다. 아울러 대규모 투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직접 PLP 사업을 리드하는 게 다양한 측면에서 유리하다. 35조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PLP 투자금 마련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삼성전기 PLP 사업을 언젠가는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LP를 삼성전기가 인큐베이팅한 후에 삼성전자에 넘기는 게 낫다는 내부 판단을 내려둔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에 떠넘기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이를 단행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PLP 기술력을 일단 최대한 끌어올린 뒤에 삼성전자로 사업을 넘겨도 늦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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