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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 떠나는 삼성전자…최대납품사 삼성전기 '어쩌나' 中 카메라모듈 수급전략 수정 불가피…이전·라인교체 가능성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12-20 08:59:1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9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중국 톈진 스마트폰 제조 공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납품사들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기에 이로 인한 여파가 크게 불어닥칠 가능성이 엿보인다. 삼성전기의 중국 현지 시장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톈진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올해 말 완전히 폐쇄할 계획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0.8%대까지 떨어지는 등 현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에 내린 결정이다. 베트남과 인도 등 생산법인에서 글로벌 시장 물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중국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는 말도 들린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에서 '참패' 흔적은 현지 법인 수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생산 기지는 후이저우와 톈진으로 양분돼 있고, 현지 판매를 전담하는 법인 삼성차이나인베스트먼트(SCIC)를 따로 두고 있다. SCIC 실적과 재무 현황은 분기검토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돼 있는 상태다.

SCIC는 올 3분기 누적기준 801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776억원대 손실을 낸 이후 첫 적자다. 여기에 매출 감소폭은 역대급이다. SCIC의 이 기간 매출은 2조6708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034억원) 대비 40% 가깝게 줄었다. 중국 현지 스마트폰 판매가 그만큼 부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톈진 공장 철수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올 들어 현지 수익 약화 추세가 확연해지면서 톈진 공장 생산물량을 이미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또 다른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라인이었던 선전 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1억만대를 넘겼던 중국 현지 스마트폰 생산물량을 7000만대 수준까지 줄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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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톈진 공장 철수로 삼성전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를 따라 중국에 진출해 스마트폰 부품 공급량을 늘려오던 상황에서 현지 최대 매출처의 물량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연간 매출에서 삼성전자 물량 비중이 약 50%대에 달한다. 삼성전자 톈진 공장 철수는 삼성전기 향후 실적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벤트다.

실제 삼성전기 톈진 카메라모듈 제조 법인 실적도 올 들어 한풀 꺾인 양상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기 톈진 법인(Samsung High-Tech Electro-Mechanics Tianjin)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7389억원, 순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4%, 83.6%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현지 납품물량 축소에 따라 비롯된 실적 저하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삼성전기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3713억원) 대비 14% 하향 조정한다"며 "스마트폰 비수기 진입에 따른 재고조정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예상을 크게 밑도는 중국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방면에서 볼 때 삼성전기도 삼성전자를 따라 중국 현지 사업 전략을 전면 재조정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중국 생산기지로 남게 된 후이저우 공장은 삼성전기 톈진 공장과 상당한 거리차를 갖고 있다. 도시로만 봐도 톈진은 중국 화베이 지구, 후이저우는 중국 광둥성 중부에 위치해 있다. 이들 도시는 항공기로도 약 3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다.

이를 보면 삼성전기도 삼성전자를 따라 후이저우에 일부 생산라인을 설립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삼성전자의 또 다른 해외 전략거점을 따라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는 중국 일부 공장을 정리하고 베트남 라인 증설 방안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검토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납품하는 카메라모듈과 MLCC 등 운송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전기 톈진 공장은 장기적으로 자동차 전장용 MLCC에 초점을 맞춘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톈진에 자동차 전장용 MLCC 공장을 내년까지 완공하고 오는 2020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스마트폰 1대 보다 자동차 1대당 들어가는 MLCC 양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MLCC 사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삼성전기 입장에서 자동차 전장은 반드시 키워야 하는 분야다.

한편 삼성전기는 중국에 총 4개 별도 생산법인을 갖고 있다. 톈진에는 MLCC와 카메라모듈 생산 법인이 자리잡고 있고, 쿤산과 둥관에 각각 고밀도다층기판(PCB) 제조법인과 칩부품 생산법인을 갖고 있다. 쿤산법인은 해마다 손실 규모를 지속해 키우고 있는 추세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은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9% 가량 적자 규모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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