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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항공산업]진에어, 멀어지는 1위…제재에 묶인 손발①불확실한 사업전망…경쟁사 대비 높은 원가구조 '이중고'

임경섭 기자공개 2019-04-24 15:25:16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10: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는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항공사의 사업 기반인 항공운송사업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면서 회사의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 다행히 면허 취소의 위기는 면했으나 진에어의 수난은 현재진행형이다.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으면서 진에어는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손발이 묶였다.

업계 1위를 놓고 다투던 제주항공과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안정된 사업 환경을 기반으로 고속성장한 제주항공이 1강 구도를 굳혀가는 동안 진에어는 높은 원가구조에 경쟁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토부 제재에 손발 묶여…사업 전망 불투명

항공산업의 호황을 맞아 여객 수요가 늘어난데 힘입어 진에어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2017년 12월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제재를 받는 등 진에어의 수난이 장기화되면서 향후 사업 전망은 불확실해졌다. 제주항공과 함께 국내 LCC 2강으로 꼽히며 구축했던 양강구도에 균열이 감지된다.

진에어 실적 추이(2009-2018)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 1조107억원, 영업이익 630억원, 순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38%의 가파른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 2010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진에어의 향후 성장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신규 항공기 등록 △신규 노선 취항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이 무기한 제한됐다. 국토부의 제재가 시작된지 8개월 가량이 지나면서 진에어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가 자진 사퇴면서 제재 해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경쟁사들이 기재 도입을 늘리며 공항슬롯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진에어의 정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LCC업계는 지방공항에 신규 노선을 늘려가는 등 한정된 공항 슬롯을 미리 선점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항공기와 노선을 늘릴 수 없는 진에어는 경쟁사들의 바쁜 행보를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진에어 기단

진에어는 지난해말 기준 항공기 27대를 보유하고 있다. 189인승의 보잉 737-800 23대와 393인승의 보잉 777-200 4대로 기단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예정됐던 항공기 도입이 무산되면서 2대를 늘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제주항공이 8대를 추가로 들여왔고 티웨이항공이 5대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더불어 운수권 경쟁에서 밀려난 것도 치명적이다. 항공자유지역에서 운항하는 노선이 많은 LCC에 운수권은 경쟁을 줄이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무형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토부가 올해 2월 몽골·싱가포르 등 운수권을 배분했지만 진에어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다음달 2일 예정된 중국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도 진에어가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대비 높은 매출원가 비중…정비비·리스료 부담

진에어 매출원가율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구축하던 양강구도에서 점차 격차가 확대되는 배경으로 원가구조가 거론된다. 제주항공에 비해 높은 원가구조를 가지고 있어 추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정비비·리스비용 등에서 제주항공에 비해 높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진에어는 2010년 이후 제주항공에 비해 줄곧 높은 매출원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분류하는 기준은 항공 업체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은 공유하고 있다. 2011년 역전된 양사의 매출원가율은 5% 내외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진에어가 모기업인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로 판관비를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원가 관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진에어-제주항공 정비비

정비비용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진에어의 매출원가에서 정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1.59%를 기록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에 대부분의 정비를 위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항공기 27대의 정비비로 1002억원을 대한항공에 지급했다. 진에어의 자체 정비비용을 더하면 전체 정비비 지출은 더욱 늘어난다.

진에어가 777-200 대형기 4대를 보유한 반면 제주항공은 보잉 737-800 단일기종으로 39대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진에어는 1대당 정비비용으로 제주항공에 비해 13억원 가량을 더 지출했다. 유효좌석 킬로미터를 나타내 항공사의 공급 능력을 설명하는 척도인 ASK(Available Seat Kilometer)는 진에어가 148억Km로 제주항공의 201억Km에 비해 74% 수준에 불과함에도 전체 정비비용은 더 많았다.

진에어 관계자는 "대한항공에 정비를 위탁하면서 임차기 정비·복구 충당부채를 반영해서 현재 정비비로 책정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의 단가 계약에 (충당부채가) 함께 들어있어 정비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리스비용 비교

진에어는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를 혼용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 20대를 운용리스로, 7대는 금융리스로 도입해 운항하고 있다. 운용리스로 도입한 기종은 보잉 737-800 16대와 보잉 777-200 4대로 구성됐다. 진에어는 매년 대한항공에 운용리스비용과 금융리스에 따른 리스부채와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기단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운용리스비용이 제주항공에 비해 높은 것도 경쟁력을 약화하는 원인으로 판단된다. 진에어가 운용리스로 도입한 항공기 좌석당 지난해 지불한 리스료는 2095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항공의 좌석 하나당 운용리스료는 최소 1936만원에서 최대 1967만원으로 추정된다. 기단을 확대하면서 운용리스비용도 줄어들고 있지만 제주항공과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진에어는 제주항공은 2016년까지 비슷한 규모로 경쟁하고 있었다. 이후 진에어의 성장은 주춤했던 반면 제주항공은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2016년 279억원이었지만 2017년 1079억원, 2018년 2459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낮은 운임이 곧 경쟁력으로 통하는 LCC업계에서 원가관리의 중요성은 자주 강조된다. 몸집을 키우면서 규모를 갖춘 제주항공이 원가관리에 효율성을 더하면서 진에어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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