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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항공산업]진에어, '제재의 역설'…재무개선 효과②부채비율 95%, 안정적 현금창출…그룹 자금 '화수분' 역할

임경섭 기자공개 2019-04-25 07:30:00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토부의 제재를 받으면서 진에어는 손발이 묶였다. 항공기를 도입하거나 노선을 신설하는 등 일체의 사업 확장이 정지되면서 투자길도 막혔다. 제재 해제 시점이 여전히 요원해 사실상 항공사로서 사업계획을 전혀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재무측면에서는 도리어 진에어가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 됐다. 영업활동으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해온 진에어는 내년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에 앞서 차입금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췄다. 건전한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관계기업에 투자하고 배당을 확대했다.

◇사업은 정체됐지만…재무구조 개선 효과

진에어는 국내 항공사들 중 가장 건전한 재무상황을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빠른 성장기를 거치면서 외형을 키웠지만 동시에 내실도 탄탄히 다졌다. 항공기 일부를 금융리스로 도입해 금융리스부채 부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부채비율을 건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진에어 재무지표

지난해 경쟁사들은 일제히 차입금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확장 경쟁을 벌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각각 8대와 5대씩 항공기를 도입했다. 반면 진에어는 지난해 하반기에 항공기 도입 계획이 무산되면서 2대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추가된 2대의 항공기도 운용리스 방식으로 도입하면서 차입금은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건실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줄여나갔다. 금융리스로 항공기 4대를 들여오면서 2016년말 472억원로 증가했던 차입금은 2017년말 457억원으로, 지난해말에는 294억원으로 감소했다. 2018년말 기준으로 진에어의 현금성자산은 3693억원으로 차입금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진에어는 2017년 12월 8일 상장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공모구조는 신주발행 300만주와 구주매출 900만주로 구성됐다. 구주매출을 통해 한진칼이 2862억원을 확보했고 진에어에는 954억원 가량이 유입됐다. 신주 발행으로 현금을 확보하면서 2016년말 287.93%에 달했던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5.17%로 하락했다.

현금성자산이 늘면서 진에어의 유동비율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은 2016년말 116.02%에서 2017년말 171.55%로, 다시 지난해말에는 182.71%로 상승했다. 유동비율이 200% 가까워지면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해 양호한 지불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된다.

한편 올해부터 변경된 회계기준(IFRS 16 Leases)이 적용되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할 예정이다.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95.17%에서 약 250%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경쟁 항공사들에 비해 진에어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가 운용하는 27대의 기단 중 7대는 금융리스 방식으로 들여왔으며 20대만 운용리스로 들여왔다. 항공기 전부 혹은 대부분을 운용리스로 도입한 다른 LCC들에 비해 부채비율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그룹 자금 '화수분'

진에어 현금흐름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진에어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2010년 흑자전환을 이룬 이후 꾸준히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진에어는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경그룹에서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는 제주항공과 달리 진에어 종속회사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규모 배당을 하고 관계회사에 투자했다.

진에어는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를 차감한 금액인 잉여현금흐름은 진에어가 항공기 구매 등 투자금을 빼고 획득한 현금흐름을 보여준다. 지난해 면허 취소 위기와 고유가라는 양대 악재를 만나면서 감소했지만 최근 4년간 400억원에서 1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진에어는 높은 배당성향을 이어왔다. 2015년 47.58%, 2016년 34.35%의 현금배당성향을 보였다. 이기간 동안 각각 108억원과 135억원을 배당했고, 진에어 지분 100%를 보유했던 한진칼이 배당금 전액을 가져갔다. 진에어가 사실상 한진칼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에는 한진그룹이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으면서 진에어는 주주친화정책에 앞장섰다. 진에어가 상장한 이후 10.12%로 하락했던 배당성향을 올해 20.50%로 끌어올리고 배당금도 75억원에서 90억원으로 확대했다. 대한항공이 예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 가운데 진에어는 주요 계열사들 중 가장 높은 현금배당성향을 보였다.

더불어 대한항공을 대신해 그룹내 핵심 자회사의 지분을 사들였다. 진에어는 2016년 한진인터내셔널재팬(Hanjin International Japan Co.,Ltd) 지분 25%를 취득했다. 진에어가 관계기업 투자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었다. 한진해운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진에어가 계열사 지원을 위해 지분을 매입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진인터내셔널재팬은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한진그룹 항공사들의 항공운송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법인을 두고 공항취급 위탁업무 및 인재 파견 사업, 부동산 관리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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