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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8년만에 흑자…로켓배송은 언제쯤 빛 볼까 [베일에 싸인 쿠팡]③1조 영업손실 불구 물류센터 공격적 확대…점유율 확보 전략 성공할까

김선호 기자공개 2019-04-30 09:47:34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최고의 화두는 쿠팡의 성공 여부다. 쿠팡은 국내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의견은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나뉘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어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더벨은 쿠팡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 사업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 확장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 직매입 방식 유통의 핵심인 물류센터가 쿠팡의 실적 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에도 불구 12개 물류센터를 24개로 확대했다. 축구장 167개를 합한 37만평 총 규모다. 올해엔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연면적 8만4000평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작년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에서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를 자금조달한 만큼 물류센터를 확장할 실탄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빠른 배송시스템 도입에 '좀비기업' 낙인

2014년부터 시행된 '로켓배송'은 쿠팡을 대표하는 배송시스템이다. 전국에 물류센터를 마련해 자체적인 배송인력 '쿠팡맨'을 통해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해준다. 상품을 직매입해 물류창고에 적재한 뒤 배송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 있어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쿠팡의 막대한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물류센터가 거론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쿠팡은 물류센터를 더 확대해 매출을 더욱 증가시켜나갈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각 지역에 물류센터가 오픈한 시기를 내부 규정 상 밝힐 순 없으나 물류시스템 확대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새벽배송이 올해 1월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전국 규모로 확대된 물류센터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쿠팡 유형자산 규모

물류센터 확대는 쿠팡의 유형자산로도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의 유형자산이 대폭적으로 늘어난 때는 2015년이다. 쿠팡의 유형자산은 2013년에는 49억원이었으나 2014년엔 302억원, 2015년에 이르러 1664억원까지 증가했다. 쿠팡 영업손실이 1664억원(2015년)을 기록한 때다.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을 쿠팡에 투자한 것이 실탄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기준으론 4000억원대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2016년에 3603억원의 유형자산 규모를 보인 후 큰 변동은 감지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만 물류센터가 기존 12개에서 24개로 2배 이상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2016년 이후 물류센터는 토지와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관계자 또한 "임차하는 방식이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개발하는 데 더 효율적이다"라고 전했다.

사무실 및 물류창고 등을 운용리스로 이용하고 있는 쿠팡의 지난해 리스료는 전년동기(630억원)대비 199억원이 증가한 82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는 장기적인 부채로 인식돼 쿠팡의 실적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반면 쿠팡은 시장점유율을 지속 상승시키다보면 언젠가는 실적이 턴라운드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 중이다.

물류센터 투자 비용으로 인해 최근 쿠팡은 '좀비 기업'으로 낙인 찍혔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은 벌어들인 돈으로 갚아야 할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좀비 기업'이라고 부른다. 쿠팡이 이를 언제 떨쳐버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상품 직매입으로 매출 상승…'장기전' 돌입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4조4147억원이다. 그 중 상품매입에 의한 매출이 90%, 판매중개에 따른 수수료 매출이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판매중개에 따른 수수료가 거래액(판매가)의 10%를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쿠팡의 지난해 총 거래액은 8조~9조원 정도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물류센터 확대 전략에 따라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 매출은 전년대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시장 선점을 위해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있으나 출혈을 언제까지 감내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다만 아마존이 1994년 창업 이후 2002년까지 흑자 전환할 때까지 8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출혈도 쿠팡과 같이 물류투자에 의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아마존은 2002년 이후에도 영업적자와 흑자를 오르내렸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상당한 출혈이 이어졌다는 점을 적용하면 아마존과 같이 8년 뒤인 2022까지 쿠팡이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내할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금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를 위해 쿠팡이 장기전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토지와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이 본격적인 장기전에 돌입하며 물류센터를 위한 토지나 건물 매입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확대된 물류센터를 지탱하는 인력 문제는 쿠팡이 넘어야 산으로 여겨진다. 쿠팡은 지난해 기준 직간접 고용된 인원이 2만4000여명으로 쿠팡맨이 4000여명, 일일 쿠팡플렉스(일반인이 자차를 이용해 배송) 인원이 전국 4000여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쿠팡 노조에선 물량 증가에도 불구 배송인력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쿠팡 배송인력 1인이 일일 기준 처리해야 되는 물량이 180건에서 최대 280건으로 늘어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물류센터가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물량을 소화하는 인력과의 갈등은 쿠팡의 핵심 '배송시스템'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다. 또한 임단협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출혈을 더 키울 수 있어 쿠팡의 '장기전' 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전 세계 유례 없이 상품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는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을 구축했다"며 "물류 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으로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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