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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 또 다른 이유, LG화학·SK이노 '원톱' 경쟁 [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조단위 투자 단행·공격적 마케팅 경쟁 격화

최은진 기자공개 2019-05-08 08:23:4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원톱' 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직 LG화학이 압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이 맹렬하게 추격하며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누가 국내 선두가 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 자리도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은 LG화학과 삼성SDI, 그리고 SK이노베이션 세 곳이다. 약 30여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LG화학이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잇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5%를 웃돈다. LG화학이 약 11% 점유율로, 중국의 CATL, BYD, 일본의 파나소닉에 이어 4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SDI는 점유율 3%로 5위, SK이노베이션은 2%로 9위다.

현재로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LG화학이 압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놓고 보면 평가가 달라진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LG화학의 시장 점유율은 12.6%로, 파나소닉과 CATL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는 점유율 6.4%로 5위였고 SK이노베이션은 1% 안팎의 점유율로 18위에 불과했다.

1년만에 LG화학과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출하 성장률은 300%로 추산된다. LG화학 80%, 삼성SDI 2%와 비교하면 SK이노베이션의 추격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투자액이다. 얼마나 캐파(Capa)를 늘리느냐가 점유율을 결정하는 현 상황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조단위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SDI도 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치는 삼성SDI와는 다르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상당히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따라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경쟁 구도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LG화학이 올해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과거와는 다르게 SK이노베이션을 경쟁사로 일컬은 것 역시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쟁구도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 확고한 '원톱' 자리는 시장 전체적인 구도에서도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다질 수 있는 기회이다.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인만큼 누가 국내 '원톱' 기업이 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각사의 배터리 사업 명운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을 둘러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관계는 많은 걸 시사한다.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과 JV(joint venture)를 설립하기로 하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데 반해 LG화학은 폭스바겐에 SK이노베이션과의 JV 설립을 반대하며 납품 중단을 경고하며 긴장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차근차근 성장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LG화학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것은 물론 파트너사와도 다소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서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 간 원톱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신경전으로 비화되면서 법정다툼으로 치달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진 분위기"라며 "전기차 배터리가 초기 시장인만큼 누가 '원톱'을 거머쥐느냐에 따라 사업 명운이 달린만큼 양사 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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