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예견된 웅진 등급 하락이 원인? 의사결정 미스터리 [코웨이 재매각]한신평, M&A 전 3차례 경고…전략적 판단 어려운 구조적 문제 없나

이경주 기자공개 2019-06-28 10:22:33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지 3개월 만에 재매각하기로 한 것을 두고 크레딧 업계에서는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 하락과 이로 인한 유동성 경색이다. 그런데 웅진 등급하락은 지난해 말부터 신용평가사가 수 차례 경고했던 '예견된 일'이었다.

웅진그룹은 인수를 강행했고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결국 재매각을 결정했다. 업계에선 웅진그룹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전략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조 M&A 웅진에 부담…한신평 세 차례 경고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월 1일자로 웅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웅진코웨이 인수비용 일부를 웅진이 조달하기로 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의 자회사 웅진씽크빅을 인수주체로 웅진코웨이를 인수했다. 조성한 자금은 총 2조원이다. 이중 4000억원은 웅진이 올 3월 단행한 유상증자(2210억원) 등을 통해 지원했으며, 나머지 1조6000억원은 외부조달이었다. 웅진씽크빅이 1조1000억원 규모 인수금융(한국투자증권 주선)을 받았고,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웅진씽크빅은 조달자금을 활용해 올 3월 22일 웅진코웨이 지분 22.17%를 코웨이홀딩스(MBK파트너스)로부터 매입했다.

코웨이 인수구조

웅진은 비용분담 결과 총차입금이 별도기준 지난해 말 600억원에서 올 1분기말 3168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03.1%에서 275.8%로 급등했다.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것은 늘어난 차입금 대다수가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성이었기 때문이다. 단기성차입금은 3147억원으로 총차입금(3168억원)의 99.3%를 차지하고 있다.

웅진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B-)으로 떨어지며 시장성 조달이 어려워졌다. 단기성차입금을 차환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그런데 웅진 등급하락과 유동성 문제는 예견된 일이었다. 한신평은 지난해 말부터 지분거래가 이뤄지기 전까지 총 세 차례나 경고를 보냈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2일 웅진에 대해 스페셜 코멘트를 냈다. 이번 M&A가 대규모 외부조달을 수반하기 때문에 지주사 웅진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 1월 24일엔 웅진 회사채 신용등급(당시 BBB+)을 왓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2월 27일엔 회사채 등급을 BBB0로 한노치 낮췄으며 더불어 왓치리스트 하향검토도 유지했다. 투기등급(BBB-)으로 강등 가능성을 이미 알렸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한달 뒤 M&A를 강행했다.

웅진 실적 및 재무

◇회장 중심적 의사결정 결과…"조언자 있었을 것"

업계에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에선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결과만 보면 그룹 수뇌부가 웅진 신용도와 유동성 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업계에선 후자에 가능성을 더 두고 있다. 최소 재무 실무자는 리스크를 인지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과거부터 회자 돼온 윤 회장 중심의 획일적 의사결정 구조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재무 실무자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 내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웅진그룹에 대한 자본시장 신뢰 저하가 예상된다. 앞선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웅진 등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한다 해도 그룹에 대한 시장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라며 "코웨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희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