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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우리금융, 대형 증권·보험 매물 노린다 [금융지주 비은행 경쟁력 분석] ②2020년 이후 M&A 본격화…출자 여력 4조 이상

안경주 기자공개 2019-07-05 09:24:00

[편집자주]

비은행을 둘러싼 금융권 '왕좌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 쏠림 구조를 벗어나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계열사를 키우며 그룹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걸었다. 은행만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우량 비은행을 선점한 자가 패권을 잡는다. 왕좌를 둘러싼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성장전략과 장단점,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2일 14: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로 비은행의 수익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 규모가 있는 매물은 다른 기업과 같이 투자한 후 내년에 자본비율이 회복된다면 우리가 50% 이상 인수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간단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우리금융이 처한 현실을 꼬집어 얘기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자산운용·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는 한편 시장의 예상을 깨고 롯데카드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덩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2020년 본격 M&A 예상…출자여력 4조 이상

우리금융은 최근 M&A시장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어느 정도 예견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만큼 우선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할 것이라고 봤다.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예상은 깨졌다. 우리금유의 자회사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를 인수한 것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1조원이 넘는 매각가격 탓에 우리금융의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을 깨고 M&A에 참여함으로써 다크호스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금융지주 출자여력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조만간 증권·보험사 M&A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거침없는 행보는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출자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00.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를 크게 하회한다. 이는 신한금융(127.0%), KB금융(126.4%), 하나금융(124.1%)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말 예상되는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07.9%, 출자여력은 4조25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대 금융지주사 중 출자여력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조원이 넘는 출자여력은 대형 증권사나 보험사를 인수하기에 충분하다. 신한금융은 최근 오렌지라이프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는데 2조299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에 1조2500억원을 들였다.

다만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면서 자본비율이 떨어져 당장 대형 M&A를 추진하지 못한다. 우리금융 BIS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1.06%로 금융당국의 규제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다. 현재 롯데카드를 직접 인수하지 않고 지분 20%를 인수하는데 그쳤던 이유도 이 같은 낮은 자본비율을 고려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조 단위의 대형 M&A 추진에 필요한 출자여력은 충분하다"며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본비율이 상승하는 2020년부터 증권사를 포함한 전 금융분야에서 적극적 M&A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하는 매물이 없다?...중대형 증권사 관심

우리금융의 M&A 시선은 증권업과 보험업을 향하고 있다. 금융지주 완성과 종합금융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한 계열사 협업 강화를 위해선 증권사와 보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금융이 원하는 매물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금융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손 회장의 M&A 일정표 맨 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증권사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금융(IB) 관련 사업의 이익기여도를 높일 수 있고 자산관리(WM)부문에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하면서 WM·CIB부문 협업을 위해 우리종합금융 역량 키우기에 나설 계획이지만 증권사를 100% 대체할 수 없다. 또 금융지주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중대형 증권사 인수가 필수적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보유했던 우리금융으로서는 중대형급 증권사는 돼야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은행 시절인 지난해 교보증권 인수를 검토했지만 중단한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교보증권을 인수해 성장시키기 보다는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낫다는 내부 의견이 커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며 "대형 증권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자회사 비중

우선 순위에서 밀리지만 보험사도 우리금융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인수를 검토하는 사업군이다. 생명보험사를 인수할지, 손해보험사를 인수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 그룹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생보사 보다는 손보사 인수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있다. 다만 2022년 시행 예정인 IFRS17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다만 생보사던 손보사던 톱티어 수준의 금융사들이 매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 교보생명 등 매각설은 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역시 시장 상황만 예의주시할 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카드·캐피탈 등 이미 보유하거나 보유할 예정인 사업군도 M&A를 통한 성장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카드 지분을 확보한 것도 애큐온캐피탈 매각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2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300억원 가량을 인수한 것도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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