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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 리포트]엘앤에프, '거래처 찾아라' 특명⑦완제품사 수직계열화에 양극제 업체 지각변동 불똥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11 09:01:08

[편집자주]

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은 '배터리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동박업체 KCF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발표한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도 고공행진이다. 더벨이 2차전지 시장의 흐름과 대그룹들의 전략, 그리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다. 2차전지는 전해액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에너지를 발생해 작동된다. 양극재는 성능, 음극재는 저장소 역할을 한다. 양극재 원료 조합 방식은 리튬이온의 이동과 전기전도도에 영향을 미친다. 양극재는 2차전지 소재의 30%를 차지해 가장 높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는 항속거리와 안정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양극재 성능이 좌우할 전망이다.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의 성장을 견인했던 울타리가 흔들리고 있다. 엘앤에프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과 함께 성장했다. 주매출처가 양극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1998년 국내 최초로 2차전지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외형성장을 이어갔다. 양극재 공급선은 에코프로가 주를 이뤘는데, 이후 엘앤에프로 바뀌었다. 엘앤에프는 에코프로보다 양극재 개발을 늦게 시작했지만, 캐파면에서도 앞서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LG화학의 배터리 공급사슬에 들어가면서 엘앤에프는 안정적으로 양극재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

LG화학의 배터리 전략이 수직계열화로 옮겨가면서 엘앤에프의 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LG화학은 2016년 GS그룹 자회사 GS이엠의 양극재 사업부를 인수했다. '전구체-양극재-배터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췄다. LG화학은 2021년까지 배터리 소재의 내재화율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럽 유미코아(Umicore)의 납품 물량이 늘고 있는 점은 엘앤에프에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전략이 수직 계열화와 공급선 다변화 체제로 옮겨가면서 엘앤에프의 배터리 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엘앤에프는 LG화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엘앤에프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LG화학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삼성SDI 등 완제품 전치에서 나온다. 엘앤에프는 삼성SDI 등 국내외 업체에 들어가는 물량을 늘려 LG화학에서 빠지는 수요를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엘앤에프의 2차전지 전략은 조심스러움이 엿보인다. 완제품 업체에 대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캐파를 늘리기도 어려워 보인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770억원을 투자해 대구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내년 중 증설이 끝나면 캐파는 1만7000톤에서 4만톤으로 커진다. 추가 증설 계획은 검토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까지 캐파를 18만톤으로 늘릴 계획인데, 투자 규모면에서 엘앤에프와 대비된다. SK이노베이션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에도 자신감이 엿보인다.

엘앤에프는 시황에 맞춰 증설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업체는 완제품 전지업체에 납품까지 2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배터리 소재를 바꿀 경우 안정성에 영향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 배터리업체의 공급사슬이 변하고 있어 엘앤에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양극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SDI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에스티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자체 생산설비까지 에스티엠에 양도해 양극재 내재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완제품 전지업체도 양극재 생산을 늘리고 있다. 양극재가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양극재 내재화를 통해 배터리 경쟁에서 앞서가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공급사슬도 변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 내재화를 추진않는 대신 공급업체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유미코아의 물량이 많았는데, 에코프로비엠과 중국 이스프링의 물량을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유미코아의 물량을 늘리고 있고,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의 물량을 늘리고 있어 국내외 소재업체 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완제품 업체의 공급사슬이 변화하면서 일부 업체는 도약의 발판이 생겼다. 반면 납품 물량이 줄거나 신규 업체를 뚫지 못한 업체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엘앤에프는 원재료값 변동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공급사슬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매출은 5056억원으로 전년(4030억원)보다 25.4% 증가하는데 그쳤다. 높은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경쟁업체의 성장률보다 낮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9% 포인트 떨어진 5.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과 매입채무도 각각 249억원, 178억원씩 증가해 영업환경 악화에 재무적 부담까지 커졌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양극재 전체 수요가 늘고 있어 완제품 전지업체가 내재화를 추진해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캐파를 늘리는 계획은 갖고 있지만 시장 상황과 수요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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