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인에 3.5억 달러 '차곡차곡' 쌓은 한화종합화학 [Company Watch]한화종합화학글로벌 통해 유증 참여…신사업 발굴, 기업가치 증대 포석
박기수 기자공개 2019-08-05 08:59: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9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내 에이치솔루션 계열의 테레프탈산(PTA) 제조 업체인 한화종합화학이 신사업 육성을 위해 미국 시장으로 적지 않은 자금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에 자금만 수혈해 놓은 상태로 이 자금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한 한화그룹 승계 시나리오의 일환이라는 업계의 해석도 나온다.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이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빅 딜'로 사 온 화학 업체다. 폴리에스터 섬유산업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국내 최초로 생산한 업체로 유명하다.
◇미국 법인에 3억5000만달러 이상 출자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의 100%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글로벌은 미국 자회사인 'Hanwha General Chemical USA(한화종합화학USA)'가 시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출자 금액만 1억 달러다.
한화종합화학글로벌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은 한화종합화학이 세운 국외 투자용 지주회사다. 한화종합화학이 한화종합화학글로벌에 자금을 넣고, 한화종합화학글로벌이 해외 자회사들이 시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자금을 수혈하는 구조다.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로 시장의 눈은 미국 현지 자회사인 'Hanwha General Chemical USA(한화종합화학USA)'로 쏠린다. 한화종합화학USA로의 자금 유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 세워진 한화종합화학글로벌은 지금까지 총 9번의 자금을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수혈받아 8번을 한화종합화학USA로 유입시켰다.
한화종합화학이 한화종합화학글로벌에 자금을 유입한 첫 시점은 작년 8월이다. 이후 총 9번 동안 4314억원의 자금이 한화종합화학글로벌로 유입됐다.
이 4314억원 중 3억5094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4200억원)가 한화종합화학USA로 흘러 들어갔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종합화학글로벌의 1억 달러 출자가 포함된 금액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1억 달러 투자처는 사실상 결정됐지만 아직 구체적 사항을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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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발굴, 승계 작업에도 도움
한화종합화학의 대규모 자금 출자는 곧 신사업 발굴을 통한 미래 기업 가치 상승 의지의 강력한 표현이다. 이는 한편으로 한화그룹의 승계 문제와 연관된다. 승계자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사진)와 한화종합화학이 간접적인 지분 구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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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김동관 전무의 승계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한화그룹의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을 꼽는다. 두 회사가 합치면 ㈜한화가 그룹의 완벽한 지주사 모양을 갖추면서, 승계자인 김동관 전무가 주식 스와프(Swap)를 할 경우 승계까지 완벽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다. 에이치솔루션의 가치가 높을수록 주식 스와프시 김동관 전무가 취득할 수 있는 ㈜한화의 지분율이 높아지고, 더욱 공고한 그룹 지배력을 갖출 수 있다.
한화에너지가 영위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과 한화종합화학의 PTA 사업, 한화토탈의 석유화학 사업의 선전이 곧바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여기에 한화종합화학이 발굴하는 신사업의 성과가 향후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단순히 '실험적인' 투자가 아닌 진지한 투자라고 여겨질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 낯선 해외 자회사로 유입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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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은 어디서?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은 어디서 나왔을까. 우선 한화종합화학 자체 사업이 최근 날개를 달았다. 최근 3년간 한화종합화학의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5459억원, 5706억원, 477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모두 25%를 넘는다. 삼성과의 빅 딜 이후인 2015년 이후 실적 상승세가 가파르다.
여기에 자회사인 한화토탈도 석유화학 산업계가 초호황기를 맞으며 최근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연결 기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대규모 배당이 이뤄졌고, 50%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 대규모 배당의 수혜자였다. 2016년부터 3년간 수령한 배당금만 1조1078억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요소들로 인해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말 6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6212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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