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식품, 숙성된 가업승계 '롤 모델' [명문장수기업의 조건]⑦20년만에 최대주주 등극 3세 오상호 대표, 경영철학·기업문화 체화
신상윤 기자공개 2019-10-31 07:37:52
[편집자주]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기여가 큰 기업은 후배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다. 정부가 도입한 '명문장수기업' 확인 제도는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의 자세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수십년간 제자리를 지키면서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히든챔피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대에 걸쳐 한국 전통 음식인 장류의 맛을 잇는 매일식품은 원만한 경영 승계를 바탕으로 명문장수기업 반열에 올랐다. 창업주 고(故) 김방 여사에서 오무 회장(2대)과 오상호 대표(3대)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는 100년 기업을 향한 행보의 원동력이자 타기업의 롤모델이 됐다는 평가다.매일식품은 1945년 전라남도 순천에서 시작한 '김방 장류양조장'이 전신이다. 창업주 고 김 여사가 해방 직후 일본이 버리고 간 목통을 이용해 대량으로 담근 간장을 판매하면서 사업을 일으켰다. 당시 순천에 머물렀던 군경에 군납용으로 간장이 납품되기도 했다. 출발은 지방의 작은 양조장이었지만 '어머니의 손 맛'은 아들과 손자를 거쳐 현재는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바꿔 연 매출 300억원대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일식품은 2017년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70년이 넘는 동안 한국 전통 음식의 맛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도 관심사였다. 그 배경엔 장이 숙성되면서 맛을 찾을 때와 같은 충분한 시간을 들인 승계작업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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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이자 모친의 뒤를 이어 1978년 경영일선에 나선 오 회장은 식품기업의 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 회사명을 매일식품공업으로 바꾸면서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간장 자동 연속 분해시설 등 자동화 시설을 도입했다. 아울러 KS인증 등을 통해 식품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시켰다. 매일식품공업은 2005년 기술·자연·서비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술중심의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상호를 매일식품으로 변경한다.
부친의 뒤를 이어 오 대표가 회사로 입사한 것은 1997년이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3년 대표로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15년이 넘는다. 특히 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시기는 2006년이다. 당시 지분율 12.28%를 확보했던 오 대표는 최대주주인 오 회장 등에 이어 3대주주로 이름을 처음 올렸다.
2014년 매일식품이 자본금을 3억 1625만원에서 6억 3250만원으로 늘릴 때 증자에 참여해 2대주주(지분율 29.75%)로 등극했다. 이어 2016년 부친이 가진 주식 2만 6870주를 오 대표가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 51%를 확보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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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20년 만에 최대주주에 오른 오 대표는 그동안 매일식품의 경영철학과 기업전통을 체화했다. 창업 후 한 차례도 없었던 노사분규를 비롯해 10년 이상 장기근로자가 전체 직원의 25%를 넘는 등 명문장수기업 타이틀을 꿰찬 매일식품이 나가야 할 장인정신을 지속하고 있다.
매일식품은 전통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있다. 2007년 설립한 기업부설연구소는 '저염화 소금' 특허 등 100여개가 넘는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순천 공장 증축과 더불어 지난해 말에는 전라북도 익산에 대지면적 2만 6735㎡ 규모의 공장부지를 매입하는 등 투자를 통해 향후 사업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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