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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물산 차입 부담 확대...투기등급 탈출 '적신호' 총차입금 2833억 역대 '최고'…BB+ '긍정적' 아웃룩 반납 위기

오찬미 기자공개 2020-01-13 09:01:4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0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기등급 탈출을 목전에 뒀던 태평양물산의 신용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차입 부담이 늘면서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개선 추세에 있던 차입금 의존도가 다시 50%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태평양물산의 차입금의존도는 51%에 달했다. 가장 큰 '위기의 시기'로 꼽혔던 2016년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 2대주주인 미래에셋운용이 태평양물산을 상대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하며 부채비율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평양물산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5190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306%에 이른다.

◇차입금 의존도 재차 증가, 두번째 고비

태평양물산이 첫 위기를 맞은 건 2015년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다. 겨울 날씨가 비교적 따뜻하게 유지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 위축에 따른 우모 판가하락으로 이듬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그 결과 2013~2014년 2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16년 -49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해외에 5개 공장을 증설하는 과정에서 높은 불량률이 나와 150억원의 부가 비용을 부담한 것 역시 악재였다. 2015년 50%에 이르던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53%까지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016년 12월 태평양물산의 신용등급 BB+에 대한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우모 가공부문의 추가 손실 가능성, 글로벌 수요처의 단가 인하 압박, 신규공장의 생산 효율성 개선 지연 등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이듬해 4월 NICE신용평가도 태평양물산에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하지만 태평양물산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보였다. 우모 가공부문의 재고자산을 손실처리하고 의류 제조부문의 신규수주를 늘렸다. 2017년 매출액은 9230억원으로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3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7년 46%, 2018년 45%로 개선의 여지가 보였다.

한국기업평가(KR)는 지난해 4월 태평양물산의 신용등급 BB+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변경했다. 투자적격등급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운전자본 관리 및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태평양물산이 과다하게 보유했던 우모 사업부 재고자산을 손실처리하고, 신설한 의류 OEM 해외법인을 통해 생산성을 늘려 점진적인 재무안정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BB+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핵심적인 이유는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다. 태평양물산은 48년의 업력으로 장기간 거래해 온 거래처가 있지만 사업을 통한 수익보다 차입금으로 인한 부담이 높다는 이유였다.

태평양물산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또다시 51%까지 증가했다. 해마다 발행해 온 사모채가 지난해 급격히 늘어나 2018년 28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744억원으로 3배 가량 증가한 탓이다. 투자부적격 등급인 탓에 시장성 조달 창구가 옵션부 사채로 제한돼있다. 높은 이자율의 사모채만 발행하다 보니 금융비용 부담은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

◇시장성 조달 한계에 올해도 '사모채 일변도'...한기평 전망 '글쎄'

태평양물산은 올해도 사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올해 첫 사모채로 50억원의 1년물을 발행하면서 5.6%의 표면금리를 적용받았다. 사모무보증 BB+등급의1년물 금리가 7.923%인 것을 감안하면 BBB- 등급 수준의 저렴한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셈이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면서 올해 사모채 일변도의 자금조달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태평양물산은 수년간의 확장 기조와 2015~2016년 누적된 순손실 탓에 재무부담은 여전히 과중한 상태다.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300%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매년 부담하는 금융원가도 300억~400억원에 달한다. 한해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많은 수준이다. 투자부격적 등급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사모채 조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평양물산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83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총차입금을 총자본으로 나눈 차입금 의존도는 51%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30% 이하일때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적정 수준을 한참 넘어선 상태다. 단기차입금과 사모사채가 크게 늘면서 부채의 성격도 나빠졌다.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173%에서 204%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519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6%에 달한다. 신용평가사들도 태평양물산의 재무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차입금의존도가 45%를 초과하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등급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태평양물산은 1972년 6월 30일에 설립돼 의류제조 및 우모 판매 등의 사업을 해왔다. 국내에 6개의 종속회사와 인도네시아 4개, 미얀마에 5개, 베트남 9개, 중국 1개, 미국 1개의 현지법인이 있으며, 베트남에 2개의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최대주주인 임석원 대표가 지분 21.70%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은 31.4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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