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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부동산신탁사 평가방법론 손질한다 당국 자산건전성 기준 반영…한토신 등 '차입형'에 부정적

이경주 기자공개 2020-02-06 10:13:4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08: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가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신용평가 방법론을 손질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올해부터 새로운 부동산신탁사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도입하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그 동안엔 각 기업들이 자의적 잣대로 자산을 분류해 위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당국 분류 기준은 단계별로 통일된 잣대를 제시한다. 한기평은 이를 신용평가 방법론에 반영해 발행사 신용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한국토지신탁 등 자기자본 투입이 활발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자(이하 차입형 사업자) 신용등급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르면 2월말 초안 발표…당국 분류기준 반영

4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이르면 이달 중에 부동산신탁업 신용평가방법론 개정안 초안(Draft)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시장 관계자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한 달간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발표하게 된다.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인 당국의 새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개정안에 반영된다. 신탁사들은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은행이나 캐피탈사와 같이 금융감독원 통제를 받는다. 투자한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무→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누고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추정손실이 가장 불건전한 단계다.

그 동안엔 각 신탁사가 주관적으로 건전성 분류를 해 대손충당금 적립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50개 현장 불편 규제 혁신' 과제 중 하나로 부동산신탁사 자산건전성 분류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했다.


업계에 따르면 강화된 기준은 '분양개시 후'와 '건물준공 후' 분양률에 따라 분류된다. 분양개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분양률이 20% 미만이면 고정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건물준공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분양률이 20%미만이어도 고정으로 분류된다.

한기평은 현 신용평가방법론에서 요주의이하 자산을 주로 체크했다. △위험자산/총자산 비율 △ '대손충당금+자기자본'/요주의이하자산 비율 등이다. 위험자산/총자산 비율은 50% 미만, 대손충당금+자기자본/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300% 이상이어야 AA등급이다.

당국의 새 분류기준에 따라 위험도 판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기평 평가기준 자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토신 등 차입형 사업자 리스크 부각 전망

평가방법론 개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차입형 사업자들이다. 차입형은 관리형과 달리 부동산신탁사가 공사비와 같은 사업비를 신탁사가 직접 조달한다. 차입금 부담 리스크를 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다.

그런데 차입형은 자금 미스매칭이 발생할 때 재무리스크가 있다. 신탁 사업장의 사업비 지출이 분양수입보다 클 경우 부족분을 신탁사가 메워야 한다. 같은 '고정 이하' 자산이라도 차입형이 관리형보다 위험도와 대손충당금 부담이 훨씬 큰 셈이다. '고정 이하'는 악성 재고로 평가된다.

변경된 분류기준은 차입형 사업자들 '고정 이하' 비중을 변동시킬 수 있고 이는 신용도와 직결될 수 있다. 과거보다 '고정 이하'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게 업계 시각이다.

주요 차입형 사업자는 업계 1위인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이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요주의이하 자산(9989억원)이 전체 건전성분류대상자산(1조613억원)의 94.1%를 차지한다. 고정이하 자산(3143억원)은 29.6%다.

한기평 관계자는 “과거 기준으로 자산건전성을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바뀌는 정부 기준으로 판단해 봤을 때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내부적으론 바뀌는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건전성 분류를 해왔는데, 최근 시장 전반이 좋지 않다보니 새 기준으로도 과거보다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차입형 회사들이 전체적으로 신용등급 방향성이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중순 회사채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대한토지신탁은 연초 기업어음(CP) 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며 “코람코자산운용은 평가하지 않고 있고, 이제 한국토지신탁 한 곳 남았는데 변경된 기준으로 위험도가 얼마나 변하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아직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적용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 하지 않았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이미 해당 기준에 맞춰 분류를 시작했으며 올해 1분기 실적 결산 때 처음으로 당국과 신용평가업계에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적 절차가 남아 있는 게 있어 아직 시행시기를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올 상반기 안에는 마무리 될 것”이라며 “문제가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은 확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 자산건전성(자료: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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