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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건설, 보수적 레버리지 기조···7년만에 순현금현금성 자산 1년만에 6000억 증가, 잉여현금 대부분 내부 유보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05 13:12:1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6: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레버리지를 일으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 벌어들인 이익을 유보하는 형태로 유동성을 쌓아가고 있다. 반면 총 차입금은 비슷한 수준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보수적 재무전략 속에 현대건설은 지난해 7년만에 순현금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쌓은 유동성은 향후 신산업을 추진하는 데 주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작년 재무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2조58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 대비 1824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가량 증가한 2조8410억원에 달했다. 현금성 자산이 총 차입금을 2520억원 가량 앞서면서 순현금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건설은 2012년 이후 7년만에 순현금 시대를 열었다. 2012년까지 줄곧 순현금 기조가 이어지다가 2013년부터 총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보다 많아졌다. 2011년까지 1조원대를 유지하던 총 차입금이 2013년 들어 2조원을 넘어서며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2011년부터 3년 동안 현금흐름이 신통치 않았다. 외부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1조751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로 유입된 현금은 없었고 오히려 빠져나갔다. 이 기간 순유출된 현금은 101억원이다. 이후 2018년까지 현대건설은 순현금 시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해외사업이었다. 2010년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저가 수주가 문제가 됐다. 매각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에서 지나치게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 무리했던 게 컸다. 이와 함께 유럽과 중국 등 최근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해외업체의 거센 추격도 공격적인 수주를 부추겼다. 이렇게 현대건설이 2010년에 수주한 해외 수주액은 11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이상 불어난 규모였다. 이 같은 행태는 2012년까지 이어졌고,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됐다.

현대건설이 부활을 알린 것은 국내 부동산 시황이 활황기에 접어든 이후부터다.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챙기는데 성공했다. 특히 2015년과 2016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급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잉여현금은 대부분 유보시키며 체력을 비축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잉여현금은 2조2956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며 보유 현금성 자산이 급증했다. 현대건설은 작년 잉여현금이 7000억원대에 달했는데, 이중 80% 이상이 그대로 내부 현금으로 축적됐다. 그 덕분에 작년 현금성 자산은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반면 총 차입금은 큰 변동 없이 2조원 중반대 수준을 지속해서 유지해오고 있다.

과거 발목을 잡았던 해외사업의 선전도 현금이 증가하는 데 한 몫했다. 몇몇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률이 오르면서 공사대금이 대거 들어왔고, 현금 유입량이 늘었다. 작년 통해 유입된 현금(NCF)은 7770억원 가량 된다. 연간 순이익보다 1980억원 가량 많은 액수다. 특히 이는 작년 연간 총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유입된 현금은 2495억원이었다.

앞선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수주 초기부터 사업성을 집중 점검하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덕분에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수주 전략은 윤여성 전무(CFO)가 챙기고 있다. 2018년 현대건설에 부임했는데, 2년만에 순현금 시대 도래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윤 전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통'으로 손 꼽히는 인물이다.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던 당시 둥펑위에다기아(DYK, 중국 합작법인)의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현대자동차로 옮겨 중국사업부장을 맡았다. 2018년 2월 현대건설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현대모비스에서 베이징권역 담당, 중국사무소 담당 등을 겸직해왔다.

작년 공정이 본격화된 주요 사업장으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1조8057억원) △쿠웨이트 알주르 LNG터미널(1조6992억원) △사우디 에탄 회수처리(8249억원) △쿠웨이트 KNPC/NRP PKG5(6751억원) △우즈벡 천연가스 액화정제 시설 공사(5560억원) 방글라데시 마타하리 항만(6611억원) △카타르 알부스탄 도로(4857억원) 등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보수적인 자금운용 전략도 한 몫한 것 같다"며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공사대금이 대거 유입된 것도 현금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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