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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저평가 속 CB '전환권' 유명무실…풋옵션 잇따라 6개월간 15곳 업체 조기상환 불가피…전환가·주가 괴리율 최대 50% 이상

심아란 기자공개 2020-02-05 08:07:5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저평가가 지속되면서 메자닌(Mezzanine) 투자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전환사채(CB)를 중심으로 메자닌 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CB에 부여된 '전환권'이 제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나날이 하락하면서 CB 투자자는 캐피탈 게인(capital gain)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해 원금 회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CB를 조기상환한 바이오 기업은 15곳에 달했다. CB의 전환가격과 주가는 최대 50% 이상 괴리를 보이기도 했다.

CB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탓에 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는 내실있는 곳 위주로 '선별투자'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년 8월~2020년 2월 사이 제약바이오 상장사(코넥스 포함) 가운데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로 CB를 조기상환한 건수가 2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19건의 경우 CB의 보통주 전환가가 주가보다 비싸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손실'이 불가피했다.


풋옵션에 대응한 기업은 총 15곳으로 엠앤씨생명과학(코넥스), 코미팜, 녹십자엠에스 등은 세 차례에 걸쳐 CB를 사들였다. 엔케이맥스와 씨유메디칼은 각각 두 번씩 CB를 만기 전에 취득했다.

기업의 주가가 CB 전환가보다 2배 높았으나 풋옵션을 선택한 투자자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4일 인트로메딕의 CB 투자자는 2018년 8월 인수한 50억원어치 CB 전량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원금 대비 6.285%에 준하는 3억원 가량의 이자 수익만 챙겼다.

풋옵션 행사일 기준 인트로메딕의 종가는 6790원으로 전환가(3175원)보다 높았다. 다만 해당 CB가 최초로 발행될 때 결정된 전환가가 1만1700원이었다. 리픽싱에도 불구하고 기대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는 풋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종가 기준 인트로메딕의 주가는 2730원으로 낙폭을 키운 상태다.

녹십자엠에스의 경우 CB 투자자가 일찌감치 발을 뺐다. 녹십자엠에스는 2018년 1월에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전환가격은 1만2220원, 만기는 5년이었으며 풋옵션은 올해 5월부터 가능했다. 그러나 작년 8월 녹십자엠에스가 CB 전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CB에 대한 기한이익이 사라졌다.

작년 상반기 중에 보통주로 전환된 7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3억원의 CB는 2019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조기상환됐다. 이자율 조건은 없었으므로 투자자는 원금 93억원만 회수했다. 풋옵션 행사 당시 녹십자엠에스 주가와 CB 전환가의 괴리율은 50%에 육박했다.

이 외에도 CB의 전환가격과 시가의 괴리율이 50% 이상인 곳은 엑세스바이오, 코렌텍, 엠앤씨생명과학 등이 있었다.

메자닌은 사실상 에쿼티(Equity) 성격의 투자 상품으로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 회수, 이자수익만 챙기는 사례는 일반적이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 실패, 기술반환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변동성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메자닌 투자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라며 "그러나 사모 헤지펀드, 전문 메자닌 운용 하우스 등 여전히 투자 수요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나 내실 있는 바이오 기업에 대해 선별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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