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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 IT통합 난항…딜레마 빠진 신한금융 [보험사 전산시스템 점검] 신한생명-LGCNS, 오렌지-삼성SDS 단순 결합 불가...각사 의견 수렴 뒤 재추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0-03-18 10:58:19

[편집자주]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이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대에 맞춘 시스템 구축은 숙명이다. 최신 IT 기술 적용 외에도 2년여 뒤 도입 예정인 IFRS17과 K-ICS 등에 대비한 시스템 변화 역시 준비해야 한다. 보험사들의 전산시스템 도입 현황 및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0: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전산(IT)시스템 통합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신한생명은 LG CNS와, 오렌지라이프는 삼성SDS와 IT시스템 구축 협력을 맺고 있다. 어느 한쪽의 시스템으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상대 시스템은 폐기해야 한다.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생명 시스템을 기반으로 통합을 시도했다. 그룹 IT시스템과 호환성 등을 감안하면 신한생명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의 반발이 심해 일단 관련 작업을 멈췄다.

◇지분 인수 완료 불구 전산시스템 등 물리적 결합 난항

신한금융그룹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지난해 1분기부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결합을 시도했다. 2022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앞서 2021년 상반기까지 양사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산시스템 통합은 2021년 하반기 마무리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합병을 위해 신한금융은 투트랙 방식으로 결합을 추진했다. 지난 1월 신한금융지주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오렌지라이프 주식 100%를 확보했다. 이후 오렌지라이프는 상장폐지 됐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모두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언제든 합병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반면 물리적 결합은 난항을 겪고 있다. 물리적 결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IT시스템 통합이 지지부진 하면서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IT시스템 통합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고 부서 교환을 통한 물리적 결합 시도에 나섰다.

IT시스템 통합은 합병을 위한 필수요소다. 금융사는 영업, 계약·청약, 고객 관리, 보상,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전 부문에 걸쳐 IT시스템을 통해 운영된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영업활동 자체가 불가하다. 사업 연속성과 안정성 강화를 위해 IT시스템 통합은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신한금융그룹은 TF를 해체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프간 이견이 너무 커 TF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IT시스템 통합 사업자 선정 등 후속작업도 멈춰섰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IT시스템 통합을 위한 TF는 해체됐고, 각사에서 개별적으로 의견 수렴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초까지 IT시스템 통합을 완료한다는 기존 방침은 그대로이며, 통합을 잠정 미루는 등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그룹과 호환성' 내세운 신한생명…'영업력 우위' 버티는 오렌지라이프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신한생명의 IT시스템을 중심으로 오렌지라이프 IT시스템을 흡수해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바꿔야 하는 만큼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영업력에서 오렌지라이프가 더 강점이 있는 만큼 자사 시스템을 중심으로 전산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대립하는 결정적 이유는 양사 IT시스템을 단순하게 결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사가 각자 시스템 구축을 위해 파터너십을 맺은 시스템통합(SI) 업체가 다르다. SI 업체들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의뢰한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한다.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이 만큼 이를 단순 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통합을 전제로 다른 두 회사가 만나는 것인 만큼 단순히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안된다"며 "같은 업무라도 다른 방식으로 해오다 보니 맞출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2008년 LG CNS가 주사업자로 구축한 차세대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차세대 영업지원 시스템인 ‘코코시스템’을 오픈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삼성SDS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2012년 오픈한 엔파스(NPAS, Next generation Policy Administration System)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양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상품 및 채널도 다르다. 신한생명은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대면영업채널에 장점을 가졌다. 이에 따라 양사 IT시스템도 주력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설계에 기반해 완성됐다. 오렌지라이프는 이를 근거로 반발하고 있다.

시스템 도입 시기에 따른 유불리에서도 양사는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오픈 시기는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보다 4년 정도 늦어 비교적 최신이다. 반면 신한생명은 차세대 영업지원시스템을 지난해 오픈하며 기존 시스템을 보완했다. 그런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각기 다른 업무 방식도 IT시스템 통합을 지연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보상업무 등에서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처리 방식이 다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통합 할지를 놓고 양사에서 TF에 참여했던 인력들간 잡음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양사는 각기 IT시스템에 반영돼야할 각자의 요구조건을 수렴하고 이를 취합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전 부서를 대상으로 관련 업무의 특성 및 처리 방식 등을 새로운 IT시스템에 어떻게 반영할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의견 수렴을 마친 뒤 보고서 형식으로 각자 제출하기로 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조만간 지주에서 로드맵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IT관련 부분 논의를 다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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