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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유화사업 M&A 싱가포르 법인 활용한다 美 크레이튼 카리플렉스 인수 5.4억달러…44% 현금, 54% 산은 인수금융

이명관 기자공개 2020-03-02 11:30:5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미국 크레이튼(Karaton)사의 카리플렉스 (Cariflex)TM 사업부 인수 방법을 변경했다. 미국 회사인 만큼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인수하려고 했다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인수키로 했다. 크레이튼의 거래처의 대부분이 아시아권에 있다는 점이 이번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림산업의 이번 거래는 첫 해외 M&A로 건설업과 함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 유화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 추진 중이다. 건설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강자로 꼽힌다. 이번 M&A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를 차원에서 이뤄졌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고부가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제조한다.

◇'미국→싱가포르' 법인 변경, 거래처 90% 이상 아시아권

대림산업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법인에 2억4000만달러를 출자키로 했다. 주당 취득 주식수는 2억4000만주로 1주당 가격은 1달러이다. 지난 25일 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한화로 대략 2922억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싱가포르 법인은 대림산업이 작년 12월 31일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했다. 본래 계획은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인수주체로 내세울 예정이었는데, 크레이튼 카리플렉스 사업부의 주요 거래처가 아시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수 주체를 변경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주 거래처의 위치를 감안해 미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한 것"이라며 "아시아권에 90% 가량의 거래처가 몰려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림산업이 아시아권에서도 싱가포르를 택한 것은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한 차원을 풀이된다. 싱가포르는 M&A를 통한 법인 확장을 촉진하기 위해 여러 혜택을 부과하고 있다. △인지세 환금 △거래 수수료 이중과세 공제 등이다. 단 합병 기업의 주식 취득 총비용에 따라 M&A 공제 금액 상이하다.

대림산업이 싱가포르 법인에 출자한 자금은 전액 M&A 대금을 납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5억4000만달러 선이다. 한화로 62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출자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억달러는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충당한다. 한화로 3600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인수금융은 KDB산업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도맡는다.

크레이튼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한다.이 제품은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의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카리플렉스 사업부가 생산하는 라텍스는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의 1위 제품이다. 이같은 경쟁력을 고려해 대림산업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스페셜티 케미칼(Specialty Chemical) 회사로 나름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에비타(EBITDA) 마진은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내년 1분기까지 크레이튼 카리플렉스사업부의 브라질 생산시설과 원천기술, 영업권, 생산·연구·판매 인력 인수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유화사업 시작과 도약 'M&A' 활용

대림그룹은 국내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1939년 건설자재를 취급하는 '부림상회'에서 출발한 이후 1966년 베트남 항만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건설시장에서 진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는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건축·토목·플랜트 등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건설사의 이미지가 강한 대림그룹이지만, 건설만큼 유화사업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40년 전 유화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현재 건설과 함께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익규모도 건설과 함께 높은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

대림산업이 유화사업에 진출한 것은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체적으로 사업을 키우기보단 M&A를 택했다. 당시 국영기업이던 호남 에틸렌을 인수했다. 이후 흩어져 있던 유화사업 계열사를 한데 모아 대림산업의 사업부로 흡수됐다. 차근차근 성장세를 보이던 유화사업은 1999년엔 한화와 NCC사업부문을 통합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합작 법인인 '여천NCC'를 설립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인 라이온델바젤과 합작해 '폴리미래'를 설립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대림산업은 유화사업의 도약을 노리면서 2017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외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미국 최대 규모의 에탄 분해시설(ECC) 인수를 추진했다. 거래 성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행보였다. 이후로도 대림산업은 지속해서 M&A를 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2018년엔 태국 최대 석유화학회사 PTT글로벌 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약정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다가 작년 10월 미국 크레이튼이 가진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전격 인수키로 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대림산업은 M&A를 통해 유화사업에 진출했는데, 이후 40년이 되는 해에 또다시 M&A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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