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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시장 변화 적극대응 조직개편 단행 [건설리포트]반도체 투자 증가에 하이테크 사업부 신설

이정완 기자공개 2020-03-03 08:27:2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수주하는 삼성전자 공사 실적을 보면 솔직히 부럽죠. 보통 대기업 계열 건설사라고 해도 계열사 수주 물량은 수천억원 수준인데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공사는 조 단위 공사니까요."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을 부러워하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시설 투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끼쳤다. 삼성물산은 건축사업부에 속해있던 하이테크팀을 따로 떼어내 별도의 기술 공사 전문 사업부로 키웠다. 이와 더불어 사업부 간 융합을 위해 기존 건축사업부와 토목사업부를 합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월 말 정기 임원인사 후 2월 중순 경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건축사업부 내 본부로 자리하던 하이테크팀을 사업부로 키웠다. 하이테크팀은 특화된 기술이 필요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을 전담하는 곳이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건축(Building)사업부와 토목(Civil)사업부를 합쳐 두 사업부 간 시너지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하이테크사업부는 증가한 계열사 공사 수요에 맞춰 고객의 요구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을 키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혁신을 통해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 하이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통상 국내 전자업체는 기술에 대한 보안 유지를 위해 그룹 계열 건설사가 공장 건설을 맡는다. 삼성물산 하이테크사업부는 단순히 공장 외관 공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 팹(Fab) 공사의 경우 반도체 공정에 맞는 설비를 조성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까지 실시한다. 가스 배관을 설치할 때도 가스가 반도체에 직접 닿는 특성상 고순도 유지를 위해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등의 계열사 공사가 지난해 매출의 50% 수준에 육박하자 하이테크 공사를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의 2018년 180조원 투자(국내 130조원) 발표와 지난해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팹리스 등) 133조원 투자 발표가 삼성물산에게도 수혜를 안겼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52%였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0~30% 수준이었으나 반도체 초격차 전략 덕에 계열사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에만 삼성전자 별도법인으로부터 1조36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는 2016년까지 10조원 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2017년부터 평택 메모리반도체 1공장 투자, 파운드리 10나노 공정 확대를 시작으로 20조원 대로 대폭 상승했다. 2017년 27조원을 기록한 반도체 설비투자는 2018년 24조원, 지난해 23조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삼성전자 평택 메모리반도체 2공장, 중국 시안 메모리반도체 2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생산설비 공사 수요도 여전하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납품하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 A5 신공장 건설이 올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건축사업부와 토목사업부를 합한 것도 하이테크사업부의 독립과 맥락을 같이한다. 고객사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트렌드에 맞춰 이에 부합하는 조직 통합을 이뤄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품 간 경계를 허물고 수행방식 혁신을 위해 수행 기능을 통합하는 목적으로 두 사업부를 합쳤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최근 수주하는 사업은 건축과 토목의 영역이 중첩된 사업이 많다. 삼성물산은 1월 1조900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다카국제공항(하즈라트 샤흐잘랄 공항) 확장 공사를 일본기업 2곳과 함께 수주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현재의 국제공항에 제3여객터미널과 주차장, 진입도로, 계류장, 화물터미널 등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복합 프로젝트의 성격상 터미널 건물은 건축사업부에서, 도로는 토목사업부에서 맡아야하는데 불필요하게 사업부를 구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항 프로젝트 외에도 최근 수주하는 대다수의 프로젝트에서 두 사업부 간 협업이 많아진 것도 통합의 원동력이 됐다. 결국 삼성물산이 프로젝트 수행 능력 측면에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두 사업부를 합쳐 시너지를 높일 필요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토목사업부의 매출 감소도 두 사업부의 통합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간 2조원 대를 유지하던 토목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정부 발주 감소로 인해 1조원 대를 기록했다. 토목사업이 위축되다보니 사업부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매출이 높은 하이테크사업부를 건축사업부에서 떼어내고 건축과 토목사업부를 합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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