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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푸르덴셜 PBR 0.78배 적용 이유는 우량 만기보유증권 다수, 전년比 7% 성장… 금리 민감도 덜한 안정적 포트폴리오 ‘고평가’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21 09:36:2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1: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밸류에이션에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78배로 책정됐다. 상장된 생보사들의 평균 PBR인 0.2배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다만 생보사들이 유독 취약한 저금리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이 보유한 우량한 채권 포트폴리오는 경쟁사 대비 높은 대금을 베팅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분석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운용부문 포트폴리오 내역을 살펴보면 PBR 수준은 대체로 적정하다는 게 보험업계 지배적인 평가다. 우선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을 판매한 푸르덴셜생명은 지금보다 높게 형성된 채권금리로 만기보유증권을 운용하고 있다.

만기보유증권은 만기 때 돌려받는 금액만 장부가로 잡히고, 꾸준한 이자수익만 자본총계 이익잉여금에 계상된다. 만기보유증권은 중간에 매도할 수 없고, 채권의 이자이익만 인식하는 회계처리가 적용된다.

푸르덴셜생명이 작년 말 기준 보유한 만기보유증권은 7조7337억원으로 집계됐다. 만기보유증권은 △채권 △수익증권 △외화·기타유가증권으로 나뉘는데, 푸르덴셜생명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공채를 포함한 채권으로만 100% 이뤄져 있다. 만기보유증권은 전년(7조1991억원) 대비 약 7.43% 증가한 수치다.


매도가능증권은 최근 3년 평가손익을 통해 기타포괄손익 형태로 푸르덴셜생명의 자본총계를 끌어올렸다. 금리 하락 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익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현재 보유채권이 액면금액 1억원, 이자율 3% 조건이라고 가정해 보자. 저금리 상황에서 같은 액면금액으로 발행한다고 하면 이자율은 2.5%다. 이자율 차이만큼 기존에 보유한 채권의 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쉽게 말해 이자율차만큼 재평가를 거쳐 1억원 이상으로 책정된다.

반대의 경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엔, 액면금액을 같게 발행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엔 과거부터 보유해 온 매도가능증권의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이는 평가손실로 잡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감소시키고, 자본총계도 줄어들게 된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금리 상승기엔 이를 피하기 위해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바꿔 평가손실을 피하는 방법을 강구한다. 금리 하락기엔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가지고 있으면 자산의 평가이익이 높아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험업 관계자는 “업황 부진과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으로 힘겨워하는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올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계정을 변경해 평가손익을 통해 실적 악화를 최소화했을 수 있다”며 “만기보유증권과 달리 매도가능증권은 저금리 상황에서 채권평가이익으로 인식돼, 자본에 들어가는 기타포괄손익(자본)으로 계상된다”고 말했다.

채권 계정을 재분류하는 건 보통 임원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할 때나, 손해를 줄이기 위해 쓰는 궁여지책이다. 혹은 대주주가 이익을 극대화해 배당금을 많이 가져가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감독당국에선 기본적으로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만기가 1개월 이내 남은 경우라든가 몇몇 예외사항일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해 준다. 예외사항이 아닌 경우에 분류하게 되면 감독당국으로부터 패널티를 받게 된다. 더욱이 보험 회계기준서엔 만기보유증권을 재분류할 경우, 세 번의 회계연도간 만기보유증권으로 다시 분류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6조8504억원이다. 매도가능금융자산은 △채권(6조4639억원) △주식(2444억원) △외화유가증권(5857억원) △수익증권(587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매도가능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은 기타포괄손익에 계상돼, 이를 처분하거나 손상을 인식하는 때 자본에서 당기손익으로 재분류된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7442억원으로, 2018년(5801억원)보다 1641억원 증가했다. 한 해동안 자본총계가 총 2346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이익잉여금(70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차지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약 70%에 달한다.

기타포괄손익은 자본총계에 들어가며 지급여력금액을 올리는 요인이다. 지급여력금액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과 관련 있다. 결과적으로 장기채권 위주로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펼쳐온 푸르덴셜생명의 우량한 포토플리오를 감안할 경우, 조정 PBR 수치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저금리에 따라 채권가격이 올라가면서 평가손익이 발생했지만,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평가손실이 발생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당분간 계속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푸르덴셜생명의 보험부문 하방압력은 다른 보험사보다 덜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은행과 증권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한 미래 현금흐름도 감안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보다 과감한 PBR수치를 적용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설계사 조직이 없어 은행 방카 위주로 영업 전략을 펼쳐 온 KB생명보험과 달리, 탄탄한 영업조직을 갖춘 푸르덴셜생명과 결합하면 보험업계 볼륨성장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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