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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IR서 두산솔루스 인수 '공식 부인' 양극재·음극재 '올인'하는 '오가닉 그로스' 강조, SKC 인수 가능성에 '무게'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27 13:55:1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두산그룹의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이 참여한 실적발표회에서 밝힌 만큼 신빙성이 더해진다. 포스코가 두산솔루스의 '인수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2차전지용 동박을 생산하는 SKC에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24일 오전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두산솔루스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두산솔루스는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극재와 음극재와도 거리가 있다"며 "특별히 두산솔루스에 관심을 보인 적도 없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답했다.

포스코케미칼은 SKC와 함께 두산솔루스의 인수에 눈독을 들인 회사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이 에너지 소재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고, 이중 2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는 '전기차 붐'으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2차전지용 동박까지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경우 소재 부문의 '삼각편대'와 음극재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전지용 동박은 음극재를 구성하는 소재 중 하나다. 음극 부분에 얇은 구리막을 씌워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동박의 두께가 얇을 수록 리튬이온을 더 많이 채울 수 있고, 배터리 효율이 높아진다. 전기차용 2차전지의 성능은 효율과 안정성이 좌우한다. 일진머티리얼즈와 SKC(옛 KCFT)는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동박을 생산한다.

두산솔루스는 2014년 룩셈부르크의 서킷포일을 인수해 동박 사업에 진출했다. 두산솔루스는 6㎛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생산기지가 밀접한 헝가리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포스코가 두산솔루스의 인수 후보로 거론된 건 지난해 진행된 KCFT 인수전 영향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초 KCFT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인수를 안하기로 했다. 포스코의 2차전지 소재 사업과 KCFT의 동박사업부가 전략적 합치도가 떨어진다는 게 인수를 접은 이유였다. 포스코가 인수를 고사하면서 KCFT는 SKC에 1조2000억원에 인수됐다.

두산솔루스의 인수가격은 KCFT의 절반 수준인 6000억원~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KCFT와 일진머티리얼즈는 시장의 '톱 티어'로 평가받고, 마켓쉐어가 높다. 반면 두산솔루스는 업력은 길지만 마켓쉐어는 낮다. 기술력과 성장성 때문에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는 평이다.

포스코는 '오가닉 그로스(organic growth)'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두산솔루스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오가닉 그로스는 자체적 역량으로 성장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포스코케미칼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고, 최근 LG화학 등 대형 배터리 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고부가가치인 전기차용 2차전지에 들어가는 비중은 아직 50% 안팎이다.

올해 1분기 양극재 매출은 461억원, 음극재 매출은 40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30% 가까이 성장했지만 지금 단계에서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보다 기존 사업을 육성하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18년부터 수천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캐파를 4만톤, 음극재는 5만톤까지 끌어 올렸다. 2022년까지 양극재는 약 6만5000톤, 음극재는 9만톤까지 캐파를 늘릴 계획이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도 2차전지 소재에 대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불확실해졌지만 2차전지 소재는 적기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섭 포스코 투자전략실장은 "철강 부문 설비투자는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사용해 투자비를 조정할 것"이라며 "2차전지를 비롯한 신성장 부문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대로 실행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SKC로 쏠릴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과 달리 SKC는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상당하다. 현재 SKC는 KCFT 인수로 연 5만톤의 동박 생산이 가능하다.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경우 캐파는 6만톤까지 확대된다. 두산솔루스의 생산공장은 해외에 있는 만큼 SKC가 인수할 경우 현지 생산기지를 얻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규모의 경제 효과와 함께 '1석2조'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SKC가 두산솔루스 매각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를 수령한 이유도 시너지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두산솔루스의 OLED 소재와 바이오(화장품) 소재는 SKC의 사업과 무관해 인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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