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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 블록딜로 무엇을 노렸나 주주배정 유증 흥행 위한 운용의 묘…지분율 하락 최소화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15 07:50:2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대량의 지분을 양도한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에이치엘비 대주주 블록딜 물량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신주인수권보다 많다. 대신 블록딜로 조달한 자금은 배정된 신주 전량을 인수하는 데 써 유상증자 흥행을 위한다는 명분을 얻었다. 또 유증에 일절 참여하지 않을 때보다도 오히려 지분율은 높아진다.

기존 자금 조달 방법으로 거론되던 주식담보대출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향후 지분 변동 이슈에도 대응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자 실리도 함께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73만주 블록딜 매도 후 신주 57만주 확보

에이치엘비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과 특별관계자인 알렉스 김 엘레바 대표, 이현아 씨는 12일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물량은 총 73만주, 각각 47만주(진 회장), 16만주(알렉스 김 대표), 10만주(이현아 씨)다. 블록딜을 마치고 진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9.12%에서 8.04%, 알렉스 김 대표는 2.14%에서 1.77%로, 이현아 씨는 1.51%에서 1.27%로 감소했다.

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측은 블록딜로 조달한 자금 전부를 신주 인수에 쓴다고 밝혔다. 진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의 매도 물량은 앞서 약 3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에 배정된 신주인수권(약 57만주)보다 많다.

에이치엘비 유상증자 1차 확정가액은 7만8700원이다. 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가 블록딜을 하지 않고 유증에 전량 참여하려면 개인 차원에서 최소 50억원에서 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수익 실현에 따른 세금을 고려해 매각 규모를 정했다"며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번 유증으로 39만3997주, 알렉스 김 대표는 11만4844주, 이현아 씨는 약 6만5249주를 배정받았다. 신주 전량 인수를 감안하면 진 회장 지분율은 8.58%, 알렉스 김 대표는 2.45%, 이현아 씨는 1.37%가 되는데 대주주 측 지분은 16만주 감소한다.


당초 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자금 조달 옵션으로 주식담보대출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진 회장만 놓고 봐도 기존 보유 지분(약394만주)을 감안하면 이미 담보대출을 체결한 지분(약 106만주)을 빼더라도 200만주 이상을 활용할 수 있었다.

다만 진 회장 측은 자금 조달 여력과 지분율, 향후 주가 등을 감안했을 때 블록딜로 자금을 마련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입장이다.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아지면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도 커지는 탓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높으면 주가 부진에 따른 반대매매 및 오버행 이슈를 야기할 수 있고 자칫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는 점 등을 다각도로 고민한 결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분·실리 두마리 토끼 잡았다

진 회장은 이번 블록딜과 함께 주주배정 유증에 대한 입장을 기존 '일부 참여'에서 '전량 참여'로 변경했다. 업계에선 진 회장을 비롯한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16만주 가까이 하락하지만 큰 딜을 앞두고 대주주의 도리를 다 한다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대주주 측의 전량 참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진 회장 및 대주주가 인수권을 확보하기 위해 1차 확정가액 기준 400억원 이상을 부담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진 회장 측은 이와 관련해 "유증 금액을 개인이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12년 만에 처음으로 블록딜을 통한 지분매각을 선택했다"며 "차후 또 다른 블록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진 회장 측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유증을 통한 자금 조달 자체엔 문제가 없다. 신주에 대한 권리를 잃어도 주관사가 실권주 총액인수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주주 측이 유증에 일부만 참여해 권리를 잃은 주식이 시장에 나온다면 그 자체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주주에 실망한 기존 주주들이 연쇄적으로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규모를 떠나 실권이 날 경우 대주주가 기존 주주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공매도를 비롯한 이해관계가 얽힌 세력들이 이를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감안한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블록딜을 통한 전량 참여가 오히려 지분율 하락을 최소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주식담보대출을 제외할 경우 개인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력엔 한계가 있는 탓이다.

에이치엘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진 회장 측이 유증에 전부 참여하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18.91%에서 17.19%로 하락하게 된다. 진 회장은 지분율은 기존 9.14%에서 8.3%로 내려간다.

진 회장 측이 73만주의 블록딜로 자금을 확보하고 신주 57만주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지분율은 8.58%가 된다. 기존 청약 참여하지 않았을 때의 지분율(8.3%)보다 0.28% 높다.

진 회장 측은 블록딜로 자금을 마련한 덕에 기존 자금 조달 방법으로 언급되던 '주식담보대출'은 여전히 유효 옵션이다. 차후 에이치엘비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만기 도래나 주식 전환으로 인한 지분율 희석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가 발행한 CB 가운데 상환이 끝나지 않은 규모는 600억원 가량인데 대주주 측이 여전히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 경영권이 흔들릴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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