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과 호흡하는 재계]효성그룹, 키워드는 '수소 경제'①중공업 액화수소·첨단소재 탄소섬유, 수소 시대 이끌 선두주자 '조명'
박기수 기자공개 2020-07-31 10:14:43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화석 에너지의 종말론이 힘을 얻음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로 쏠린다.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 전환에만 약 10조원의 돈을 쏟는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린뉴딜과 호흡하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현황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더벨이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그린뉴딜을 관통하는 단어는 '재생에너지'다. 석탄 원료 기반의 화력 발전에서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성이 높은 풍력·태양광 발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에너지원은 '수소'다. 재계 순위 26위 효성그룹이 '꽂힌' 소재이기도 하다.효성그룹은 2018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효성을 기점으로 각 사업 부문들을 인적 분할했다. 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효성티앤씨 등이 분할된 대표 자회사들이다. 이중 '수소'와 관련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다. 각각 ㈜효성(특수관계인 포함)이 54.19%, 4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에서 '수소차 충전시스템'을 최초로 국산화 개발한 업체다. 2008년 700기압(bar) 충전시스템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납품한 후 한국도로공사, 현대모비스 등 20여 곳에 추가 납품해 수소차 충전시스템을 운영 및 건설 중에 있다.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도 국내에서 효성중공업이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약 40%(15개소)의 수소차 충전소는 효성중공업이 건립했다.
여기에 효성중공업은 조만간 액화수소를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화학 기업 '린데그룹'과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충전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우선 2022년까지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1만여 평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영하 253도에서 액체화되는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탱크로리 1개에 운송할 수 있는 양도 기체 수소보다 약 14배(3500kg) 더 많다. 고압인 기체 수소에 비해 액화수소는 저압이라 안전성도 더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액화수소를 직접 생산하게 될 경우 수소차의 충전속도도 비약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수소 충전소를 짓기 위한 부지도 크게 축소할 수 있어 도심지역 설치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중공업처럼 문자 그대로의 '수소 사업'을 영위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소차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에 강한 드라이빙을 걸고 있다. 작년 8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연산 4000톤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인 '꿈의 첨단소재'로 불린다. 특히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을 통해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던 바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수소차 모델 '넥쏘'에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가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탄소섬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곳은 도레이와 미쓰비시케미칼 등 일본 업체들"이라면서 "국내에서 탄소섬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곳이 효성인 만큼 수소 경제가 활성화하면 그만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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