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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경쟁 대신 협력' 베트남서 손잡는 국내 은행들신디케이트론 모집시 한국계 우선 제안…현지 지점 '로컬라이제이션' 강화

이은솔 기자공개 2020-10-19 07:55:4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들이 기업금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신남방 시장에서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수합병(M&A) 매물 가격이 높아지는 등 수년 간의 부작용을 겪은 후 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올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협력을 위한 MOU를 전격적으로 체결하는 등 임원진들 역시 경쟁이 아닌 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영향이 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베트남 하노이 지점은 최근 주선을 맡은 베트남광물자원공사(Vinacomin) 신디케이트론의 참여은행을 모집하면서 한국계 은행에 우선적으로 인바이트를 보냈다.

신한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참여은행의 메인을 채웠고, 이후 남는 자리를 중국계 은행 한 곳과 대만계 은행 한 곳에 내줬다. 1조1500억동(VND), 한화 570억원 규모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은 약 100억원씩 여신지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남방 진출이 두드러진 지난 수년 동안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는 '과열' 논란이 일만큼 국내 은행끼리의 경쟁이 심화됐다. 정책적으로 신남방 진출을 장려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앞다투어 현지에서 우량한 업체를 물색했고, 그러다보니 현지 업체들은 더 나은 조건에서 엑시트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다. 비싼 인수가를 지불해야 하는 국내 은행들만 속앓이를 해왔다.

현지에 이미 진출한 은행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했다. 지점이나 법인 형태로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단독으로 뛰어들 수 있는 딜은 사실상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딜로 한정돼 있었다. 아직까지는 로컬기업의 딜을 주선할 수 있을만한 노하우나 대관 네트워크, 인적 자원 등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계 은행들이 힘을 합치면서 도전할 수 있는 딜의 크기도, 대상 기업의 범위도 넓어졌다. 한국계 은행에 대한 베트남 금융당국의 시선도 달라졌다. 베트남광물자원공사 입장에서도 한국계 은행과의 거래는 처음이었다.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하는 사이닝 세레모니에서 석탄광물공사 고위임원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한국계 은행의 장기적 자본 협약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진식 하나은행 하노이 지점장은 "그동안 현지에서 한국계 기업을 위주로 지원하다보니 경쟁이 심화됐는데 그러지 말고 한국계 은행들이 협업해 외연을 넓혀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현지 국영기업 딜 경험이 풍부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노하우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기업금융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전했다.

'윗선'의 지원도 뒷받침됐다. 올해 5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협업(MOU)을 맺었다. 해외에서 매번 라이벌이 돼 왔던 금융지주가 협력을 선언한 최초의 사례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공동으로 영업 기회를 발굴하자는 취지였다.

두 금융지주사는 단순한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협업 기회를 만들기 위해 실무 협의체도 구성했다. 하나금융에서는 이종승 글로벌그룹장이, 신한은행에서는 정지호 글로벌부문장이 주축이 돼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서는 합작사 설립과 신디케이트론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 중이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MOU 이후 신한은행과는 대부분의 해외 사업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신디케이트론 역시 공동 참여건으로 신한은행과의 협의체에서 논의된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디케이트론은 해외 협력안 중 가장 간단한 방안으로, 이외에도 많은 글로벌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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