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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빠진 동서울터미널 개발, 신세계그룹 '고민' 신세계 85% 지분, 조단위 투자금 부담…그룹 내부 반대 분위기 형성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26 10:14:5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한진중공업과 추진하고 있는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 명도절차도 진행하지 못했고 개발사업의 방향성도 그려지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해당 프로젝트를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했던 KT&G가 발을 빼면서 조단위 사업자금을 고스란히 신세계그룹이 떠안게 된 데 따라 자금부담이 상당하다는 우려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KT&G와 컨소시엄을 맺고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을 추진했다. 부지의 장부가는 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개발사업이 추진될 경우 매출만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다. 부지인수 후 KT&G가 개발사업을 담당하고 신세계그룹이 유통매장을 입점하는 방식으로 업무조율을 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업주체는 신세계프리퍼티가 나섰다. 당시 신세계프라퍼티와 KT&G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각각 지분 약 42%씩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부지 취득가는 4000억원, 대출을 포함한 투자규모는 총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SPC가 설립되기도 전에 KT&G가 결별을 통보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개발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계산되면서 수익률 부담이 커졌다는 게 이유다. KT&G 내부적으로는 신세계그룹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딜 구조에 불만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은 신세계그룹 단독으로 짊어지게 됐다.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한 SPC인 '신세계동서울피에프브이'는 신세계프라퍼티가 85%, 한진중공업이 10%, KDB산업은행이 5%씩 보유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은 첫단추도 끼지 못하고 있다. 아직 개발사업의 방향성도 정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선행될 명도도 진행하지 못했다. 명도 관련해선 현재 여러건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그룹과 한진중공업 관련 인력들이 최근에도 잦은 만남을 가지면서 사업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좀체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 내부적으로는 극비리에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KT&G가 빠진 후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엔 여러모로 리스크가 따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단 여론이 조심스럽다. 보통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면 인근지역 주민들이 반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어떤 시설인지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달라진다. 2년 전 신세계그룹이 추진했던 하남지구 내 온라인센터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반발로 사업이 무산됐다.

지난해 개발사업을 막 결정할 당시엔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터지며 언택트 소비가 확대됐다는 점도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백화점 및 할인점 실적이 급감했고 무엇보다 소비 패러다임이 바뀐 시점에서 대형 쇼핑몰 사업에 뛰어드는 게 합리적인 지에 대해 주판을 튕기고 있다.

조단위 투자금도 부담이다. KT&G 없이 단독으로 진행되는 건으로 고스란히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을 홀로 짊어져야 한다. 재무적투자자(FI)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현재로선 설(設)만 있을 뿐 확인된 바 없다. 신세계그룹이 10년간 추진하던 또 다른 개발사업인 화성국제테마파크가 착공을 앞둔 데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그룹 내부적으로 동서울터미널 건에 대해 반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초 스타필드 조성 차원에서 사들였던 마곡부지를 매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서울터미널 사업도 재검토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동서울터미널건 사업은 아직 명도도 진행하지 못한 채 뚜렷하게 무언가 잡히는 게 없지만 사업에 빠지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며 "일단 별다른 시그널이 없기 때문에 사업을 존속한다고 보긴 해야겠지만 어떤 변동이 생길 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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