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롯데케미칼]'사내이사 독점' 사추위장 사외이사에 맡길까①의장도 대표이사가 겸직…신동빈 회장 ESG 발언에 변화 가능성 제기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11 10: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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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행보는 울산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공장 방문이었다. 방문과 함께 신 회장은 "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2015년 말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한 후 오랜만에 신 회장이 'ESG'를 언급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신 회장의 발언에 향후 롯데그룹 계열사의 ESG 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ESG 등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배구조(G) 분야에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롯데그룹 대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독립적인 이사회 경영을 중시하는 재계의 '대세'에는 편승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내 '요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이 모두 사내이사이기 때문이다. 그룹 총수가 ESG 경영을 강조한 만큼 현재와 같은 구조를 유지할 지도 관심사다.
평정기관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을 경우 이사회 독립성보다는 대표이사에 권력이 편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보다는 1인 중심 경영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셈이다. 이에 최근 재계에서는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추세가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이사회 규정 제4조 제1항과 제2항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삼아 롯데케미칼의 이사회는 매년 대표이사가 맡아왔다. 허수영 전 롯데그룹 화학BU장에 이어 현 화학BU장인 김교현 사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장 역시 사내이사가 맡고 있다. 현재까지는 기초소재사업부문의 대표이사였던 임병연 부사장이 사추위장이었으나 임 부사장이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현재는 공석이다.
사추위는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위원회로 감사위원회와 함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돼야한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임 부사장과 사외이사 2인(이금로·최현민)이 이루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사추위는 위원장이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평정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환경에서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무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사내이사 혹은 대표이사가 사추위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 선발 과정에서 독립성이 제고될 여지가 적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 사추위장이 누가 되는지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거버넌스 기조 변화 여부를 감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박경희 사외이사가 만 6년동안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를 지냈기 때문에 6년 이상 재직 금지 규칙에 따라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발할 가능성이 있다. 공석인 사추위장이 빠르게 채워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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