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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5년만에 '빅이슈어' 복귀…존재감 과시 [2020 Big Issuer 분석]삼성증권·삼성물산, 조단위 기관 청약 확보…조달전략 변화 시동 거나

최석철 기자공개 2020-12-11 13:00:0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삼성그룹이 5년 만에 조 단위 회사채 발행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이후 그룹 사업 조정과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한동안 발길이 뜸했지만 올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호텔신라뿐 아니라 삼성증권과 삼성물산이 나란히 수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이들은 4조원을 훌쩍 넘는 청약 수요를 확보하며 빅이슈어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앞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것과 맞물려 내년에도 외부 자금조달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020년 1조4700억 조달...삼성증권·삼성물산, 2~3년만 복귀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는 올해 1조4700억원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조단위 조달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2014년 2조원, 2015년 1조7500억원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하며 대표적인 ‘빅 이슈어(Big issuer)’로 꼽혔다. 하지만 그 이후 공모채 시장에서 존재감은 크게 낮아졌다. 2019년에는 호텔신라만 공모채로 250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만기 도래 부채를 안정적 현금흐름을 활용해 상환하는 등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실시하면서다.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면서 공모채 발행 계열사 수가 감소한 데 더해 한동안 지배구조 이슈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올해 삼성물산과 삼성증권 등이 연이어 수년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으며 다시금 빅이슈어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올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공모채로 조달한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두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아 역대 최대 규모인 8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8년 1월 이후 발길을 끊었다가 약 2년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수요예측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증권은 2012년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뒤 4번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모두 일괄신고제를 활용했다.

올 2월 투심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자리에서 모집액 대비 5배가 넘는 1조700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안고 9월 다시 한번 2500억원 조달에 나서 51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심이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그 뒤를 이어 호텔신라가 올해 35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해 그룹 조달금액을 키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종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미매각 우려가 컸지만 채안펀드와 산업은행 인수단 참여 등으로 자금조달을 무난히 완수했다.

올해 4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25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선방했다. 이후 산업은행 인수프로그램으로 증액에 성공했다. 공모금리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20bp~+60bp로 설정해 밴드 상단을 열어둔 점도 투심을 사로잡는 데 영향을 끼쳤다.

삼성물산은 올해 2500억원 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2017년 11월 이후 약 3년만이었다. 회사채 발행 측면에서 화학 계열사 매각 이후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꼽혔지만 한동안 발길이 뜸했다.

오랜만의 복귀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뜨거웠다. 올해 11월 2500억원 모집에 6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현금흐름 우수, 일부 계열사 신용도 부담...지배구조 변화 ‘변수’

삼성그룹이 올해 신용등급 AA급 계열사를 필두로 공모채 시장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움직임을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그룹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재무적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영업실적도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하면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한 기존 유동성 관리 전략에 큰 변화를 줄 유인도 크지 않다.

올해 삼성증권과 삼성물산 등 그룹 내 주요 이슈어가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만큼 이후 추가 자금 조달 니즈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더욱 거세졌으며 수년째 사모채 조달만 이어가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영업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공모채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타개한 이후 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삼성물산을 비롯한 비금융 계열사의 자금 사용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재용 시대’가 시작되면서 앞으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 관리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여지도 있다. 100조원에 가까운 순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히 외부 조달을 활용하는 전략을 혼합하는 접근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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