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NC AI를 움직이는 사람들]게임사+금융 결합 만든 '개척자' 장정선 NLP 센터장③특유의 집념과 묵묵함으로 연구 매진…야구·금융·엔터 확장 키맨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16 07:27:35

[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다가왔다. 얼마전만 해도 AI 투자는 직접 돈을 버는 것과 거리가 멀단 인식이 강했지만 어느덧 많은 산업에서 AI를 떼놓고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전문 연구조직을 꾸려 AI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현재는 전문 연구 인력만 200명에 이를 만큼 커졌다. 더벨이 NC AI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엔터테인먼트·야구 플랫폼 등 비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오래전부터 게임과 연관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확장한 결과다.

장정선 NLP(자연어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센터장(사진)은 AI 조직 내에서도 AI와 인간이 소통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게임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이 기술은 현재 엔씨가 KB증권과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비게임 분야로 진출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헐(HER)에서 AI 사만다는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할 만큼 매력적인 존재다. 그만큼 매력적인 언어를 구사했기 때문인데, 이는 AI가 무엇을 어떻게 담아서 말할 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장정선 센터장은 2018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AI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NLP 기술을 이렇게 소개했다. 당시만 해도 AI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 NLP 기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고민한 결과였다. 장 센터장은 이어 NLP 기술을 '사람들이 사용하는(NATURAL), 언어로(LANGUAGE), 소통하는 기술(PROCESSING)'이라고 정의했다.

엔씨의 AI 연구가 재조명된 계기는 얼마 전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함께 AI 간편 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다. 게임사와 금융사의 협력 자체도 이슈였지만, 이번 협력이 엔씨 AI 기술을 눈여겨본 KB증권 측 러브콜로 성사됐단 점도 눈길을 끌었다.

KB증권을 사로잡은 기술이 바로 이 NLP다. NLP 연구는 장 센터장이 엔씨에 합류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 센터장은 1974년생으로 고려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곳에서 NLP 분야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교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연스레 NLP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뉴스정보 표준화 기술 및 정보검색 기술(NLP Solution)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다음소프트에서 포털 사이트 통합검색 개발 및 대화 기술을 개발하다 2005년 8월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1mm 연구 개발 및 개인화 기술 연구를 함께 한 윤송이 사장, 이재준 센터장과 인연을 계기로 엔씨 AI 조직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NLP 센터가 지금에야 엔씨를 다양한 영역으로 발 뻗게 하는 열쇠가 됐지만, 초창기 존재감은 적었다. AI 연구 자체가 긴 시간을 들여야하는 분야인데 NLP 기술은 특히나 게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엔씨에서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연구란 인식이었다.

2018년 NLP 센터에서 주도한 엔씨의 AI 기반 첫번째 서비스인 야구 플랫폼 페이지(PAIGE)가 출시됐다. 장 센터장이 오랜 기간 개발자 특유의 집요함과 묵묵함으로 조금씩 NLP 기술력을 끌어올린 성과였다. 그는 엔씨의 야구단이 보유한 데이터에 주목했다.

장 센터장은 2019년 열린 AI 미디어 데이에서 "학습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AI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다"며 "야구는 방송, 동영상, 뉴스, 팬, 커뮤니티, 텍스트, 데이터 등 기록의 스포츠로 자연스럽게 야구와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개발했다"라고 페이지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한 번 궤도에 오른 NLP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 활용됐다. 엔씨는 언론사와도 AI 미디어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고 머신러닝 기반의 NLP기술을 미디어에 도입했다. 4월 첫번째 연구 성과로 AI가 100% 모든 문장을 완성하는 날씨 기사 서비스를 론칭했다.


장 센터장은 단순히 NLP 연구에만 매진한 것이 아니라 NLP 센터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데도 힘쓰고 있다. NLP 센터는 원래 100% 연구개발(R&D) 조직이었지만, 이를 과감히 연구개발 및 사업(R&BD) 체제로 바꿨다.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설계하는데도 직접 참여했다. 투자의 영역에 관여하거나 금융 영역으로 확대를 염두에 두고 직접 인재를 영입하는 역할도 자처했다.

장 센터장은 2017년 9월 AI 센터와 NLP 센터가 분리 개편되면서 NLP 센터장에 올랐다. 2011년 2월 TF로 출범한 AI 조직은 현재 AI 센터와 NLP 센터 등 2개와 그 산하에 5개 랩으로 확대됐다. NLP 센터는 자연어 생성 및 이해, 자연어 기반 질의 응답, 지식 추론, 데이터 탐지 등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앞으로도 엔씨의 AI 기술 연구 성과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며 AI 기술의 가능성을 발전 시켜 나가겠단 포부다. 엔씨가 2011년 처음 AI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게임사가 AI를 연구한단 것 자체가 생소했다. 하지만 엔씨는 당시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엔씨의 AI 연구 성과는 게임을 넘어 야구, 금융 및 K-pop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UNIVERSE 사업 등으로 확장하며 이제 막 빛을 발하는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